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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는 괜찮은데 다리가 저린 이유… 놓치기 쉬운 신경 압박의 경고

김효영 기자  2025.07.25 10: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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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아프지 않은데도 다리가 당기거나 저리는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걸을 때 종아리부터 발끝까지 저릿한 통증이 밀려오고 잠깐 쉬면 괜찮아졌다가 다시 걷기 시작하면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혈액순환 문제로 넘기기 전에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속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 즉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리게 되는 질환이다. 그 압박이 지속되면 다양한 신경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기 쉽다. 특히 중장년층 이상에서 허리보다는 다리 통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 단순한 근육통이나 하지정맥류로 오인되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부평그린마취통증의학과 박정우 대표원장은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가 탈출되거나 척추 후관절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황색인대가 두꺼워지는 변화가 겹치면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점점 좁아진다”며 “이런 퇴행성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도 갑작스럽기보다는 조금씩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질환의 주요 증상은 허리를 곧게 펴고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나타나는 통증과 저림이다. 반면 허리를 구부리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기 때문에 카트를 밀며 걷는 것이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다. 이는 구부린 자세가 척추관을 넓혀줘 신경 압박을 줄이기 때문이다. 다리 근력이 약해지는 듯한 느낌이나 균형감각 저하도 뒤따를 수 있어 방치할 경우 보행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을 병행하며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필요 시에는 신경 주변의 염증과 부기를 줄이기 위해 신경차단술과 같은 비수술적 시술이 이뤄질 수 있다. 박원장은 “무리하게 수술을 결정하기보다는 현재 통증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단계별로 맞춤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에서의 관리다.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나 무리한 허리 사용은 척추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퇴행성 질환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꾸준한 근력 운동과 생활습관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허리는 문제없는데 다리가 불편하다면 단순히 다리 자체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척추에서 시작된 신경 압박이 전신에 영향을 주는 만큼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조기에 정형외과적 진단받는 것이 더 큰 불편을 막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신경 압박이 보내는 신호를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