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중순, 더위가 본격화되며 체력 저하와 면역력 약화로 인한 질환 발생이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의가 필요한 질환은 ‘대상포진’이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냉방 사용이 증가하면서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고, 수면 부족과 피로 누적으로 인해 면역체계가 흔들릴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에 의해 발생하는 신경계 질환이다. 어린 시절 수두를 앓고 나면 바이러스는 몸속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척수 주변 신경절에 잠복하게 되는데, 성인이 되어 면역력이 약화된 틈을 타 다시 활성화되면서 대상포진이 발병한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유사해 오한, 미열, 근육통 등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환자 스스로 감기라고 오해해 진단이 지연되기도 한다. 하지만 2~3일 내 해당 부위에 강한 신경통과 함께 피부 발진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대상포진 증상이 드러난다. 이 발진은 주로 몸의 한쪽, 신경을 따라 띠처럼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얼굴, 가슴, 복부, 다리 등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손상된 신경 부위의 통증은 매우 극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문제는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병 자체보다 더 고통스러운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피부 병변이 사라진 뒤에도 수개월, 심지어 수년간 신경통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며, 60세 이상에서는 절반 가까운 환자가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벼운 접촉에도 찌르는 듯한 통증이 유발되거나 남의 살처럼 감각 이상을 느끼기도 한다.
평택 으랏차정형외과 김도완 원장은 “이런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발병 후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초기 3일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통증 조절을 위한 진통제, 필요 시 신경치료제나 신경차단술이 병행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하거나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환자는 입원 치료를 통해 빠른 회복을 도모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대상포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과도한 업무, 수면 부족, 다이어트, 음주 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주요 원인이다. 젊다고 방심하지 말고, 피로가 누적되었거나 감기 증상과 함께 피부에 이상이 나타난다면 빠르게 전문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김도완 원장은 “예방도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은 면역력 유지를 위한 기본이다.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 예방접종은 발병 확률을 줄이는 것은 물론, 감염 시에도 증상과 합병증을 경감시킬 수 있어 유용하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를 앞두고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기 쉬운 시기다. 가볍게 넘기기 쉬운 감기 증상이라도 신중히 관찰하고, 피부에 국소적인 통증이나 발진이 생긴다면 대상포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