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사용하는 현대인의 일상은 무심코 구부정한 자세를 반복하게 만든다. 특히 재택근무와 온라인 학습이 일상화되며, 전자기기 사용 시간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허리, 목, 어깨 등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는 원인이 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허리디스크로 이어지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의 추간판, 흔히 '디스크'라 불리는 구조물이 제자리에서 밀려나와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허리 중심부의 통증으로 시작해, 다리까지 저리거나 당기는 듯한 방사통을 유발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갑자기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이 심해지며, 반대로 누워서 안정된 자세를 취하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가라앉기도 한다.
문제는 허리디스크가 단순한 근육통이나 피로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직업병이나 생활습관 탓으로 돌리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일상생활은 물론 수면, 보행에도 큰 지장을 주며, 수술이 필요한 단계로 진행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시흥 신기찬통증의학과 오정석 원장은 “다행히 허리디스크 초기에는 수술 없이도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로는 도수치료나 물리치료가 있으며, 통증 조절과 기능 회복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주목받는 방법 중 하나는 '신경성형술'이다. 이 시술은 마비가 동반되지 않은 초기 디스크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며, 직경 1~2mm의 미세한 카테터를 삽입해 병변 부위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염증을 줄이고 유착된 신경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어, 통증 감소와 회복을 빠르게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성형술은 절개나 전신마취가 필요하지 않아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시술 시간은 10~20분 정도로 짧고, 대부분 당일 퇴원이 가능해 일상 복귀도 빠른 편이다. 다만, 모든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영상 진단을 포함한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예방 차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은 척추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오랜 시간 앉아 있을 경우 주기적인 자세 변경과 스트레칭이 필요하며, 특히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는 화면 높이를 눈높이에 맞추고 등을 기대어 허리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