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통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증상으로, 대부분 팔꿈치와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습관에서 비롯된다. 타이핑이나 가사일, 스포츠 활동 등을 통해 팔꿈치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힘줄에 미세한 손상이 누적되며 통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통증은 대부분 휴식을 충분히 취하는 것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팔꿈치를 반복해서 무리하게 쓸 경우, 단순한 근육통을 넘어 염증과 조직 손상을 동반하는 ‘엘보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팔꿈치 바깥쪽에 통증이 집중되어 사라지지 않는다면 ‘테니스엘보’를 의심해야 한다.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바깥쪽 상과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팔꿈치 외측 상과염이라고도 불린다. 손목을 뒤로 젖히거나 물건을 들 때 팔꿈치 바깥부분이 날카롭게 아픈 것이 특징이다. 반대로 팔꿈치 안쪽에 통증이 집중될 경우 ‘골프엘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른 명칭은 팔꿈치 내측 상과염으로, 손목을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진다.
테니스엘보와 골프엘보라는 이름은, 각각 테니스 라켓을 휘두르거나 골프 클럽을 스윙할 때 팔꿈치에 특정한 힘이 반복적으로 가해져 통증이 유발되는 데서 유래했다. 하지만 이러한 명칭 때문에 전문 운동선수들만 걸리는 질환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는 일상에서 팔을 많이 쓰는 모든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요리를 오래 하거나 아이를 자주 안아주는 주부, 하루 종일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직장인, 근력 운동이나 구기 종목 등 팔을 반복적으로 쓰는 여가활동을 즐기는 사람들 모두가 엘보 질환의 위험군에 해당한다.
엘보 질환을 방치하면 만성적인 통증과 함께 팔 힘이 점차 약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문 손잡이를 돌리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상 동작조차 어려워질 수 있으며, 더욱 심한 경우에는 팔꿈치 주변 신경이 눌려 손 저림이나 근력 저하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초기 단계부터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 방법은 환자의 상태와 통증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우선 약물치료가 시행되며,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시에 물리치료를 병행해 염증 부위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조직 회복을 돕는다. 최근에는 체외충격파 치료와 같은 비침습적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손상된 힘줄 부위에 충격파를 전달해 혈류를 개선하고 세포 재생을 촉진한다. 비수술적이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아 많은 환자들에게 선호된다. 이외에도 염증이 심한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주사치료도 있다.
팔꿈치는 사용량이 많은 부위이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통증이 재발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팔과 손목을 사용하는 모든 활동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운동이나 작업 전후에 가볍게 팔을 풀어주고, 무리한 동작을 삼가야 한다. 같은 자세로 장시간 작업하는 경우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 힘줄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근력 강화 운동과 유연성 향상을 위한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코엑스 휴고든정형외과 이철 원장은 “팔꿈치 통증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초기 증상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팔꿈치를 무리하게 사용하면 통증이 만성화되고 일상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팔꿈치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심하지 않은 상태라 해도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제 때 치료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