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사고 중 하나다. 사고의 대부분이 신체가 이완된 상태에서 이뤄지는 관계로,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인해 크고 작은 신체 손상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한 충격을 입었다면 뼈와 근육, 인대 등의 근골격계를 비롯해 내부 장기의 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사고가 경미했다면 사고 당시 이렇다할 통증이나 손상이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검사나 치료 등을 소홀히 하면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교통사고는 당장의 통증보다 후유증으로 만성적인 질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후유증은 사고 직후 증상이 뚜렷하게 없다 할지라도 길게는 몇달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X-ray나 CT, MRI 등의 영상검사상 이상이 없더라도 사고 당시 발생한 충격으로 인해 근육이나 미세혈관 등이 손상되어 목, 허리, 머리에 이르기까지 다발적인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메스꺼움,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등이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평택지제도솔한방병원 남상규 원장(한방내과전문의)은 “사고 이후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면 양방과 한방이 결합된 양•한방 통합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양•한방 통합 치료란 X-ray 등의 영상검사를 통해 신체 손상 위치를 명확히 확인한 후 그에 따른 양방향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방에서는 후유증을 체내의 혈액이 비정상적 위치에 정체되어 생기는 한의학상 병증인 어혈로 분류하고 있다. 즉 어혈로 인해 여러 관절의 통증을 발생하고, 정상 혈행을 저해하여 기타 증상을 유발한다고 보는 것이다”고 전했다.
남상규 원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약물을 용도에 알맞게 정제한 후 경혈에 주입하여 치료하는 약침 치료, 어혈을 풀고 긴장된 심신을 회복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한약처방 등이 주로 시행된다. 또 순간적인 충격으로 틀어진 신체 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 직접 손상 부위를 밀거나 회전시켜 근골격을 바로잡고 적절한 자극을 가해 통증을 완화하도록 돕는 추나요법이 병행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예기치 않게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상태를 진단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후유증의 장기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가 판단에 의해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신체가 정상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꾸준히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