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노안이나 백내장으로 안과를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눈이 침침해지거나 가까운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시력 교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 중 상당수는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 노안은 그대로 남는 건가요?”, “노안수술은 라식처럼 레이저로 하는 건가요?” 같은 질문을 던지곤 한다. 두 수술이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수술 원리나 방식에서 공통점이 많다. 특히 최근에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이용한 노안 백내장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두 수술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는 추세다.
우선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나이가 들수록 수정체는 투명도를 잃고 점차 뿌옇게 변하는데, 이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고 일상생활에 불편이 생긴다. 현재까지 백내장은 약물로 치료가 불가능하며, 유일한 해결책은 수술을 통해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는 것이다.
노안 수술 역시 근본적인 원리는 백내장 수술과 유사하다. 노안은 수정체의 탄력이 감소하면서 근거리 초점 조절 능력이 저하되는 현상으로, 수정체 기능의 퇴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단계에 이른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서 수정체 혼탁이 동반된 백내장이 함께 관찰된다. 이에 따라 노안 수술은 기능이 저하되고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뒤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두 수술 모두 인공수정체 삽입을 핵심으로 하는 치료 원리를 공유하며, 동일한 범주의 수술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이 노안수술을 라식이나 라섹처럼 각막을 깎아내는 수술로 생각하는 것일까? 과거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노안라식이나 노안라섹도 시행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의 노안수술은 원칙적으로 각막이 건강하고 두께가 충분한 경우에만 가능하며, 이미 라식이나 라섹을 받았던 사람 또는 중장년 이후 안구건조증이 진행된 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게다가 노안은 노화로 인한 수정체 자체의 기능 저하가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각막만 교정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또한 노안으로 인해 수술을 고려할 정도의 연령대라면, 대부분 백내장이 함께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교정할 수 있는 ‘노안 백내장수술’이 임상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시기적으로도 백내장이 진행되기 전에 레이저 수술로 노안만 교정할 경우, 이후 다시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반대로 백내장만 수술하고 노안을 방치하면 수술 후에도 근거리 작업에 불편을 겪게 된다. 따라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수술 시기를 적절히 조율하고, 한 번의 수술로 두 가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노안 백내장 수술에서 핵심은 인공수정체의 선택이다. 인공수정체는 단초점, 다초점, 난시 교정형, 연속초점형(EDOF)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각각 초점 범위나 빛 번짐 억제 능력, 색감 표현력 등에서 차이가 있다. 단초점 렌즈는 원거리나 근거리 중 한곳만 선명하게 보이게 해주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안경 착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반면 다초점 렌즈는 여러 거리의 초점을 동시에 제공해 일상생활에서의 시력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컴퓨터 작업처럼 중간거리 시야가 중요한 경우에는 연속초점형 렌즈가 적합할 수 있다.
빛 번짐에 민감하거나 야간 운전이 많은 사람, 세밀한 손작업을 자주 하는 사람 등은 각각 렌즈 선택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난시가 있는 경우에는 난시 교정 기능이 포함된 렌즈를 선택함으로써 보다 선명한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렌즈는 눈 안에 장기간 삽입되는 만큼, 단순히 고가 제품이나 최신 기술을 택하기보다는 자신의 눈 상태, 생활 습관, 목표 개선 시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 중요하다.
SNU청안과 한영근 원장은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수술 후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활용하는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나이가 들면 백내장과 노안이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두 가지를 분리해서 생각하기보다는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분한 정밀 검사와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여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