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MOV 사건과 관련한 국가 주도의 대규모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VPN을 사용했기 때문에 추적을 피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기대가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기관은 이번 사건에서 단순 접속 IP만을 기준으로 이용자를 특정하지 않는다. 서버 자료 확보 이후에는 회원가입 정보, 포인트 충전 내역, 다운로드 기록, 댓글 활동, 결제 흐름 등 복수의 데이터를 교차 분석하는 방식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접속 당시 VPN을 사용했는지 여부는 핵심 판단 요소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이엘 성범죄 센터 민경철 대표변호사는 “AVMOV 사건에서 VPN은 방패가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민경철 변호사는 “많은 이용자들이 IP를 숨기기 위해 VPN을 사용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수사에서는 접속 경로보다 이용 행위의 흔적이 훨씬 중요하게 평가된다”며 “포인트 충전, 다운로드, 저장 기록은 VPN과 무관하게 서버와 기기 양쪽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사기관은 사이트 서버 분석을 통해 이용자의 계정 활동 내역을 확보한 뒤, 해당 기록을 결제 정보와 연동해 실사용자를 특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를 사용했더라도 거래소 기록, 지갑 이동 경로, 충전 시점 등이 함께 분석 대상이 된다.
특히 다운로드가 이뤄진 경우에는 개인 PC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민경철 변호사는 “VPN은 접속 위치를 우회할 뿐, 다운로드된 파일이나 사용 기록까지 지워주지는 않는다”며 “기기 내 저장 흔적이나 사용 로그가 확인되면, 접속 방식과 관계없이 법적 책임이 문제 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VPN 사용 사실이 오히려 ‘추적 회피 의도’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민 대표변호사는 “사안에 따라서는 VPN 사용 자체가 수사 과정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수사기관은 왜 우회 접속을 선택했는지까지 함께 들여다본다”고 밝혔다.
이번 AVMOV 사건은 단순 시청자와 적극적 이용자를 구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수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회원가입 이후 포인트를 충전하고, 실제로 영상을 다운로드했는지 여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되고 있으며, 여기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포함될 경우 적용 법률과 처벌 수위는 급격히 높아진다.
민경철 변호사는 “VPN을 썼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가장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센터 측은 “이미 수사기관은 기술적 우회 여부가 아닌, 이용자의 실제 행위와 그 결과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초기 대응을 늦출수록 선택지는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어 “AVMOV 사건에서 중요한 질문은 ‘VPN을 썼는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이용했는가’”라며 “수사 이전 단계에서 자신의 이용 형태를 정확히 점검하고, 성범죄 수사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검토를 거쳐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