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축사에서 수집한 사료 섭취량과 온도·습도, 가스 농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사양과 환경 관리에 활용하는 ‘2세대 육계 스마트팜’을 개발하고 현장 실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기존 육계 스마트팜은 사료 공급과 급수, 환기 등 개별 장비를 자동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각 장비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한데 모아 분석하고, 이를 실제 사양·환경 관리 판단으로 연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농장주가 축사 상태를 판단할 때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남대학교, ㈜이모션과 공동으로 현장 데이터 기반의 관리 판단을 지원하는 2세대 육계 스마트팜을 개발했다.
새 시스템은 축사 안을 직접 이동하며 환경을 측정하는 주행형 환경관리장치, 필요한 환기량을 미리 계산해 팬을 조절하는 능동형 환기제어 기술, 각종 데이터를 한 화면에서 확인하는 통합관리시스템으로 구성됐다.
주행형 환경관리장치는 축사 내부를 이동하면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이산화탄소 등 가스 농도와 온도·습도를 여러 지점에서 측정한다. 수집된 정보는 축사 위치별 환경 차이를 색상으로 보여주는 환경 분포도로 제공된다. 농장주는 축사 전체를 하나의 평균값으로 판단하는 대신, 어느 구역의 온도나 습도가 높고 가스 농도가 집중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바닥 관리 기능도 추가했다. 습해지기 쉬운 음수 라인 주변에 깔짚을 자동으로 살포해 바닥 수분을 관리하도록 했다. 현장 실증 결과, 장치를 적용하지 않은 사육동과 비교해 암모니아 배출량은 약 20% 감소했다.
환기 방식도 달라졌다.
기존 시스템이 축사 내부 온도가 설정값에 도달한 뒤 환기팬을 가동하는 방식이라면, 능동형 환기제어 기술은 외부 기상 조건과 축사 구조, 단열 성능, 닭의 발열량 등을 함께 분석한다. 이후 목표 사육 온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환기량을 미리 계산해 환기팬 가동을 조절한다.
실증 결과 고온기 낮 시간대 축사 내부 온도는 기존 온도센서 기반 환기 방식보다 최대 2도 낮아졌다. 터널 팬 가동량은 48.3%, 전력 사용량은 35.2% 줄었다.
각 장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는 통합관리시스템으로 모인다. 온도와 습도, 가스 농도 같은 환경정보부터 급이량·급수량·체중 등 사육정보, 예측 체중과 사료효율 등 분석 정보까지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가 단순히 축적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 축사 환경과 닭의 성장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 판단하는 데 활용되는 것이 2세대 스마트팜의 핵심이다.
실제 스마트팜 도입 전후 생산성을 분석한 결과도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생산지수는 도입 전보다 4.8% 향상됐고, 닭의 체중 1㎏을 늘리는 데 필요한 사료량을 나타내는 사료요구율은 3.4% 개선됐다. 정상적으로 성장해 출하된 닭의 비율도 96.8%에서 98.8%로 높아졌다.
연구진은 사료요구율 개선과 육성률 향상 효과를 경제성으로 환산한 결과, 3만 수 규모 육계사 1개 동에서 연간 약 1450만 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정읍 지역에 실증 농가 1곳을 추가하고, 내년부터 신기술보급사업과 연계해 농가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적용도 추진한다. 닭고기 소비 비중이 높고 식량안보 차원에서 무창형 축사와 스마트팜 도입을 확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현지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 기후와 사육환경에 맞춰 기술을 적용한 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유동조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은 “이번 기술은 농장주의 경험에 의존하던 육계사 환경관리에 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더해 보다 정밀한 관리 판단을 지원할 수 있게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데이터 기반 축산 기술의 현장 적용성을 높여 농가가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