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의 삶에서 스트레스는 일상처럼 따라붙는다. 여기에 불규칙한 식사와 부족한 수면, 과도한 업무가 더해지면 어지럼증이나 두통 같은 증상이 쉽게 나타나곤 한다. 문제는 대부분이 이를 피로나 빈혈 정도로 여기고 가볍게 넘긴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컨디션 저하가 아닌 몸의 이상 신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귀가 먹먹해지며 ‘삐’ 소리나 바람 소리, 벌레 우는 소리 등이 들리는 이명 증상이 동반된다면 이를 단순한 스트레스 탓으로 치부하긴 어렵다. 이처럼 어지럼증과 이명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 귀와 뇌의 기능에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 있을 수 있으며,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메니에르병이 있다.
서초 바른이비인후과 최지연 원장은 “어지럼증은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과 뇌의 평형 중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귀 속 전정기관에 생긴 문제거나, 뇌의 혈관 또는 신경계 이상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비인후과에서는 귀와 뇌 양쪽을 중심으로 정밀하게 원인을 진단한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귀에서 발생하는 어지럼증은 전정신경염이나 이석증, 내림프 수종 등의 이상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뇌 쪽은 뇌졸중이나 신경계 질환 등 중대한 원인과 연관되기도 한다. 때문에 청력검사와 전정기능검사, 전기안진검사 및 청성뇌간반응검사, 기립성 저혈압 검사 등 여러 진단 도구를 활용한 다면적 검사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중 메니에르병은 대표적인 귀 질환이다.
최지연 원장은 “이는 어지럼증과 함께 난청 등 청력 저하를 겪고 있을 경우 노출되기 쉬운 질환으로, 반고리관에 영향을 주게 되면서 발생한다. 우리 몸 안에는 회전 감각에 영향을 주는 반고리관이 있는데, 이는 청력에 관여하는 달팽이관으로 내부에 림프액이 차 있다. 이때 림프수종 등의 이유로 림프액이 과도해질 경우 반고리관과 달팽이관 등 신체 기관에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정확한 진단만 이뤄진다면 약물치료나 식이요법, 생활습관 조절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으며, 필요 시 고막을 통해 스테로이드를 직접 주입하는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이는 달팽이관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전신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상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태도다. 어지럼증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넘기기 쉬운 증상이지만, 때로는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뿐 아니라 낙상과 같은 2차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알고 나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