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가 수도권 서해안의 마지막 대규모 갯벌이자 우리나라 천일염 산업의 시작지인 소래습지생태공원 일원을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개정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도시공원 지정 요건과 국비 지원 범위가 확대되면서, 인천시는 이를 기회로 삼아 소래습지와 해오름공원, 람사르습지, 장도포대지 등 약 600만㎡를 통합한 ‘소래염전 국가도시공원’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국가도시공원 지정 사업은 자연경관, 생태계, 역사문화유산 등 복합 가치를 지닌 지역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보전하는 것이 목적이다.
도시개발과 난개발, 오염 위협으로 훼손 우려가 큰 자원을 국가가 직접 관리한다는 취지로, 소래습지는 제1호 국가도시공원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래습지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자연해안선과 하천 자연하구를 동시에 품고 있다.
조간대와 갯벌, 염습지 등은 어류·조류·무척추동물의 번식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기수역은 멸종위기종 저어새와 흰발농게, 검은머리갈매기 등 300여 종 생물의 터전이다.
8000년 세월이 빚어낸 독특한 갯골 지형과 가을철 붉게 물드는 염생식물 군락 또한 천연기념물급 경관으로 평가된다.

역사적으로도 이곳은 우리나라 천일염의 시작지다.
1930년대 전국 염전의 60%를 차지했던 광활한 소래염전이 자리했고, 지금도 오래된 소금창고와 소래포구 어시장이 염전 문화의 흔적을 전하고 있다.
또 개항기 군사유적지인 장도포대지는 서해안 방어의 전략적 요충지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소래습지는 도시 개발과 불법 매립, 공장 가동 등으로 환경 위협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왔다.
주요 간선도로 진입부와 맞닿아 있어 경관 훼손과 오염물질 유입 가능성도 크다.
이에 따라 국가도시공원 지정은 소래습지를 국가 차원에서 보전·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정이 이뤄지면 공원 조성비와 관리·운영비 일부를 국비로 지원받아 장기적 보전과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국가도시공원은 단순한 보전 공간을 넘어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뉴욕 센트럴파크, 파리 라빌레뜨 파크 등 세계적 도시공원처럼 시민 여가와 문화생활 증진은 물론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소래습지는 인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이라며 “국가도시공원 지정은 소중한 자연유산을 지키는 동시에 세계적인 해양생태·문화관광 명소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시는 관련 법 시행(공포 후 1년)에 맞춰 올해까지 도시관리계획 및 공원조성계획 수립 등 법적 절차를 추진하고, 2026년 상반기 협의를 마무리한 뒤 같은 해 하반기 국토교통부에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