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추행, 회식 자리 신체접촉도 처벌될까?

  • 등록 2026.04.24 16: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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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범죄 사건에서는 가해자가 “장난이었다”, “친근함의 표시였다”고 주장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식당 주방에서 동료들이 보는 가운데 20대 남성의 하의를 내려 신체를 노출시킨 50대 여성에게 법원은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해 벌금 280만 원과 성폭력 치료강의 이수를 명령했다.

 

올해 4월에도 직장 내 추행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를 친근함의 표시라고 항변한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이른바 ‘장난추행’은 법률 용어는 아니지만,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이 같은 주장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조문만 보면 강한 물리력이 있어야 할 것처럼 보이지만, 대법원은 이른바 ‘기습추행’도 강제추행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 즉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고,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켜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정도라면, 순간적인 접촉이나 돌발적인 신체접촉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모든 신체접촉이 곧바로 강제추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접촉 부위, 접촉의 방법과 정도, 당시 관계, 장소와 분위기, 반복성, 피해자의 반응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결국 ‘장난이었다’는 말 한마디보다, 그 접촉이 객관적으로 성적 의미를 띠는지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행위였는지 여부가 판결의 핵심 지표가 된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왕건 변호사는 “이 때문에 실무에서는 장난추행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특히 회식 자리, 직장 내 장난, 동료 사이의 스킨십처럼 관계가 가깝다는 이유로 경계가 흐려진 상황일수록, 수사기관은 채팅 내용, 당시 현장 진술, CCTV, 목격자 진술, 범행 직후의 반응 등을 함께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경찰청이 관리하는 성폭력범죄 피해자 성별•연령별 통계의 2025년 자료가 2026년 4월 공공데이터포털에 갱신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성폭력 범죄가 특정 연령이나 특정 관계에서만 발생하는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 계속 확인되고 있는 만큼, 장난이나 친근함이라는 표현으로 사건을 축소하는 태도는 법적 평가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왕건 변호사는 “장난추행 사건은 피의자 측이 친밀감이나 농담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원은 표현이 아니라 행위 자체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순간적인 접촉이라도 부위와 상황, 반복성, 피해자의 거부 의사에 따라 충분히 강제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확히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곽동신 a1@live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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