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부터 축산농장의 사육밀도 초과 여부를 상시 관리하는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사육밀도 초과가 의심되면 농가와 지자체 담당자에게 문자메시지를 자동으로 발송되는 시스템이다. 이에대해 "정부가 축산농가를 범법자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사육밀도 상시 모니터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30일자로 발표된 축단협 성명서 전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일부터 ‘축산농장 사육밀도 상시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축산업허가등록 사육면적과 축산물이력제 사육마릿수를 비교하여 사육밀도 초과 의심농장을 추출, 시스템에서 문자메시지를 지자체에 자동 발송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중앙정부에서 지자체에 축산농가규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그간 축산단체들의 현실을 반영한 적정사육밀도 개선요구에 대한 정책반영은 없이 반민주적 불통농정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행 축산법령에 따라 축종별 단위면적당 적정사육기준이 정해져 있으며 이를 위반시 최대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다. 이 같이 무거운 규제가 따르는 의무 준수사항임에도 일본과 유럽에 비해 강화된 수준의, 축산현장과 맞지 않는 기준설정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식품부는 사육밀도기준 개선은 뒷전이고 오히려 상시 모니터링 조치를 통해 주무부처가 마땅히 보호해야 할 선량한 축산농민들을 잠재적 범법자로 간주했다. 또한, 상시 모니터링을 위해 목적이 다른 이력제 정보를 단속근거로 무단활용하고 있는 무법행정도 서슴지 않고 있다.
적정사육밀도 자체가 축산농장에서의 출산과 출하·입식 등 가축이동으로 인한 한시적 적체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문제다. 한우 번식우가 송아지를 생산·판매 시 출하지연 등 적정사육기준이 일시적으로 초과되는 경우와, 포유자돈(젖먹이 새끼돼지)의 경우 별도의 면적 없이 분만사(3.9㎡/두)에서 함께 사육되나 0.2㎡/두로 별도 규정되어 있어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결국 축산법에서 규정하는 적정사육기준은 ‘적정’이 아닌 ‘최대’ 기준으로서 규제의 척도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과태료처분 농가는 각종 정책지원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피해의 파급범위가 작지 않다. 사육구간별 점검이 아닌 전체 농장면적 대비 사육두수 초과일 경우만 점검하는 등 사육현장의 고민을 반영한 합리적인 기준설정이 시급한 이유다.
현재 축산업은 농식품부 김현수 장관의 8대 실정(8.24일 본 협의회 성명참조)에서 비롯된 반(反)축산농정으로 생산기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차 축산관련 농장정보를 통합하여 사육밀도뿐 아니라 축산 관련 법령에서 규정하는 농가 의무사항 일괄점검까지 예고하고 있어, 축산농가의 사육의지는 희박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행정처분 알림이’ 사육밀도 상시 모니터링을 즉각 중단하라! 아울러, 현실을 반영한 적정사육기준 개선 및 축산업 통합점검계획 철회를 촉구한다. 축산농가는 축산업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농정의 대상이 아니며 개방화농정의 최대 피해자로, 주무부처가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대상임을 깨닫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