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끝없는 NHN 주가 하락, 시장의 구조적 문제는 없었나?

  • 등록 2025.07.29 16: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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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이상 하락한 주가, 60%로 치솟은 지배력… 자본시장 신뢰는 무너졌는가”

 

2025년 7월 23일, NHN의 주가는 전일 대비 3.53% 하락하며 다시금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날 포착된 거래 패턴은 단순한 수급 불균형이나 투자 심리 악화의 범주를 넘어서는 이례적 정황을 담고 있었다.

 

<제보팀장> 취재에 따르면, SK증권을 통한 특정 계좌에서의 반복적 매도는 오전 10시 25분부터 오후 3시 1분까지 정확히 1분 간격으로 276차례 이뤄졌으며, 매회 38~39주의 소규모 물량이 거래되었다. 총 1만1208주에 이르는 해당 매도는, NHN 당일 전체 거래량 6만6548주의 약 17%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해당 매매는 금융당국이 규정한 10주 미만 ‘단주매매’ 요건은 피했으나, 구조적으로는 시장가에 지속적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는 형태로 보인다. 실제로 단 1건의 매수 없이 같은 수량이 기계적으로 반복 체결되었으며,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정형화된 프로그램성 매도’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있다.

 

SK증권 측은 “단주매매에는 해당하지 않으며, 거래 방식 자체는 규정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해명했지만, 매도 주체에 대해서는 “고객 정보 보호”를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반복된 거래 패턴, 단순한 하루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날의 거래는 일회성 현상에 그치지 않았다. 본지 확인 결과, 2024년 5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약 6개월에 걸쳐 NHN 종목에서 유사한 반복 매도 패턴이 관찰되었으며, 특히 일부 연기금 및 위탁기관이 수천 주에서 수만 주에 이르는 대량 매물을 정기적으로 분할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NHN 주가는 2024년 5월 9일 25,250원에서 2024년 11월 14일 15,640원까지 약 38%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1.5% 하락에 그쳤다. 이처럼 시장보다 훨씬 큰 낙폭은 단순한 업종 내 경쟁력 저하로 보기엔 설명이 부족하다.

 

특히, 2025년 7월 24일 언론 보도로 해당 거래 양상이 외부에 공개된 직후, 7월 23일과 유사한 프로그램성 매도가 즉시 중단되었고, NHN 주가는 이튿날부터 반등세로 전환되었다. 이는 과거의 하락 흐름이 시장 논리 외적 요소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60% 이상 하락한 주가, 반면 16배 이상 증가한 지배력

 

이러한 주가 흐름은 기업 지배구조 변화와도 맞물린다. NHN은 2013년 8월 네이버와의 인적분할을 통해 독립한 이후, 당시 주가 75,42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5년 7월 현재 주가는 29,000원대로 명목 기준 약 61.5%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013년 8월 평균 1,900포인트에서 2025년 7월 평균 3,150포인트로 약 65.8% 상승했다. 이를 감안해 NHN의 실질 주가 수익률(지수 보정 수익률)을 산출하면 약 -81.7%로 추산된다. 다시 말해, NHN 투자자의 자산 가치는 시장 대비 80% 이상 실질 하락한 셈이다.

 

반면, 대주주의 지배력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3년 3.74%였던 이준호 회장의 지분은 현재 22.39%로 늘었고, 여기에 ▲제이엘씨(16.29%) ▲제이엘씨파트너스(8.88%) ▲가족 특수관계인(7.64%) ▲자사주(5.9%) 등을 포함하면, 총 61.1%에 이르는 실질 지배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소각 시, 이 회장의 명목 지분율은 과반을 넘어설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지배력 증가는 실적 개선이나 배당 확대에 기반한 것이 아닌, 2015년 유상증자(3,485억 원 규모), 자회사 재편, 물적분할 등 일련의 경영 조치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소액주주와 이해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매출은 4배 성장했지만, 시장은 철저히 외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NHN은 외형상 2013년 대비 약 4배(6천억 → 2.4조 원)의 매출 성장을 이뤄낸 테크 기업이다. 클라우드, 게임, 페이코, 협업툴 등 각 사업부는 수익 기반을 확보하며 성장했으나, 주가는 오히려 반비례했다.

 

동일한 매출 수준을 기록한 비테크 기업들에 비해 절반 이하의 시가총액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실적 변동이나 일시적 투자 심리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이 기간 동안 기업 실적과 주가가 괴리된 반면, 지배력은 오히려 강화된 것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긴 어렵다”며 “시장 질서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구조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설계된 구조였는가, 아니면 방치된 구조였는가

 

결국 NHN 주가의 장기 하락은 반복적인 분할 매도, 구조화된 수급 흐름, 지배력 강화라는 결과와 교차하며, 의도 여부와 무관하게 시장 기능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정황을 보여준다.

 

이는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자본시장 신뢰 훼손 가능성을 동반하며, 시장 질서 회복을 위한 점검과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시장은 묻고 있다. 누가 답해야 하는가

 

소액주주들은 10년 넘게 기업의 성장을 믿고 기다려왔지만, 돌아온 것은 실질적으로 80% 가까운 자산가치 하락, 물적분할과 유상증자, 무배당 정책(최근 2년 제외), 그리고 대주주의 영향력 확대였다.

 

이제 시장은 묻고 있다.
• 이 하락은 단순한 시장 흐름이었는가?
• 반복된 거래는 자연스러운 수급 조정이었는가?
• 기업은 성장을 위한 테크기업인가, 아니면 지배력 유지를 위한 구조인가?

 

침묵은 더 이상 해명이 될 수 없다.
금융당국과 시장 참여자 모두, 이 질문에 답해야 할 때다.

곽동신 a1@live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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