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홍기복 위원장입니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우려와 분노의 심정으로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바로 내일인 4월 25일, 한국마사회장 인선안이 공운위에 상정된다고 합니다. 이는 사실상 임명 절차의 마무리 단계로, 공운위 이후엔 장관 제청과 대통령 권한대행의 임명만을 남겨둔 상황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평시가 아닙니다. 불과 20일전, 우리는 대통령 탄핵 선고와 파면을 목격했고, 40일 뒤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될 예정입니다. 이런 시점에서의 기관장 임명은 누가 봐도 ‘알박기 인사’이며, 명백한 구태 정치의 반복입니다.
공공기관은 정치적 이익의 도구가 아닙니다. 공공기관은 국민을 위한 서비스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특히 한국마사회는 수많은 종사자와 고객, 말산업 생태계를 책임지는 조직입니다. 이 조직의 수장을 정권 말기에 밀어붙이듯 임명하는 것은 조직의 안정과 미래를 송두리째 흔드는 무책임한 행위입니다.
어제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많은 위원님들이 알박기 인사의 무책임성과 중단 필요에 대해 주장해주셨음에도, 제청권자인 농식품부장관은 “공운위 의결이 있게 되면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제청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입장은 알박기 인사로 인한 폐해를 도외시한 결과입니다.
한국마사회의 구성원들은 과거에도 이미 두 차례나 알박기 인사로 인한 혼란과 폐해를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정권 교체와 동시에 표적이 된 회장, 감사와 조사로 마비된 조직, 방향을 잃은 경마산업의 쇠퇴, 이러한 비극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습니다.
전문성이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의 역량과 됨됨이의 문제도 아닙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부의 국정 철학과 정책 방향에 맞는 기관장이 필요합니다. 지금 회장을 임명한다면, 그 누구라도 새 정부와 소통 불능 상태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조직은 또다시 고립되고, 국민이 그 피해를 떠안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단호히 요구합니다. 한국마사회장 알박기 인사를 즉각 중단하십시오!
정권 말기 반복되는 알박기 인사를 막을 수 있는 제도를 입법화해주십시오!
공공기관이 정치놀음의 희생양이 되는 현실을 끝내기 위해 국회가 책임 있게 행동해 주십시오!
만일, 현 정부가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한다면,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우리 일터를 지키고 국민의 공공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5. 4. 24.
한국마사회노동조합위원장 홍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