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품질 과수 재배의 출발점은 건강한 묘목이다.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viroid)에 감염되지 않은 무병 묘목은 생육이 균일하고 병해 발생 위험이 적어 수확량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원장 안호근)은 지난해부터 과수 ‘무병화인증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묘목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인증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병화 인증은 사과, 배, 포도, 복숭아, 감귤 등 주요 과수 묘목이 병원체에 감염되지 않고 건강하게 자랐는지를 확인해 인증하는 제도다. 종자산업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따라 서류심사, 현장심사, 품질검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인증서가 발급된다.
제도 시행 2년 차를 맞은 올해, 묘목 생산업체는 무병 묘목(보급종)을 밭(모포장)에 식재한 지 1개월 이내에 관련 서류를 준비해 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 인증은 농진원을 포함해 중앙과수묘목관리센터, 경산종묘개발센터, 제주대학교 등 4개 기관이 수행한다.
무병 묘목은 병에 걸리지 않도록 조직배양으로 재배하고, 바이러스 검사를 통과한 고품질 묘목이다. 바이러스가 없는 건강한 어미나무(모수)에서 열매가 맺히는 가지(접수)와 뿌리 역할을 하는 부분(대목)을 각각 골라 접목한 뒤, 철저한 관리 아래 재배한다. 병이 생길 가능성이 낮고 균일하게 잘 자라기 때문에, 농가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인증을 신청할 때는 종자업 등록증 사본, 생산·판매 및 보급 계획서, 포장 재식도, 모수의 종자 검정 증명서 등 관련 서류를 준비해 인증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농진원은 심사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위해 2인 이상의 심사원을 투입하며, 묘목의 실제 재배 환경을 면밀히 확인하고, 병원체 감염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무병화 인증은 인증서 발급일로부터 1년간 유효하며, 연장 심사를 통해 갱신할 수 있다. 단, 인증받은 묘목은 최초 식재된 위치에서 이동하지 않아야 한다. 이 인증은 정부 지원사업 참여와 유통망 활용 시 주요 기준으로 작용해 묘목 생산업체에 실질적인 경쟁력을 제공하고 있다.
무병 묘목을 판매하는 인증 종자업체는 인증받은 묘목 1주 또는 10주 단위로 인증라벨을 부착해야 하며, 대량 유통 시에도 정해진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농진원 종묘사업팀 정영민 팀장은 “무병화 인증기관 운영 2년 차를 맞은 농진원은 고품질 무병묘목의 안정적인 생산과 보급 확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며, “건강한 묘목의 보급은 국내 과수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묘목 생산 현장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