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업 중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이다. 특히 손가락, 발가락 등 신체 말단 부위의 절단은 정신적 충격은 물론이고 기능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사고 직후 신속하고 올바른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절단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시간 내에 의료기관에 도착해 적절한 수술을 받는 것이다. 수술 가능 여부는 절단 부위의 손상 정도와 보존 상태, 병원 도착까지 걸린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골든타임은 6~8시간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시간을 초과하면 성공 가능성은 크게 떨어진다.
원당연세병원 이지완 원장은 “이때 시행되는 수술이 바로 미세수지접합수술이다. 1mm 이하의 미세 혈관과 신경, 인대를 현미경으로 보며 봉합하는 고난이도 수술로, 손상된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 말단 부위를 다시 연결하는 데 적용된다. 뼈나 힘줄, 혈관, 신경 등 다양한 조직이 복합적으로 다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기술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절단 부위가 넓거나 손상이 심하다면 ▲재접합술 ▲신경재건술 ▲혈관재건술 ▲수무지재건술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수술이 병행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재접합술은 뼈를 철사나 금속판으로 고정한 후 근육, 인대, 혈관, 신경 등을 다시 연결하는 방식이며, 손가락이 완전히 없어진 경우에는 수무지 재건술처럼 다른 부위의 조직을 활용해 손가락을 새로 만드는 수술이 진행된다”고 전했다.
이지완 원장은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응급조치가 관건이다. 절단된 부위는 절대 얼음에 직접 닿지 않도록 비닐에 싼 뒤, 얼음을 넣은 용기에 보관해야 한다. 절단 부위에는 이물질이 닿지 않도록 하고, 깨끗한 천으로 감싼 후 압박 부위를 절단 부위보다 약간 위쪽으로 해 지혈해야 한다. 부분 절단이라 하더라도 전체적인 조직 수거가 중요하다. 접합 수술 시 작은 조직도 복원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어 “병원 이송 중 무리한 처치보다는 안정된 자세를 유지한 채 빠르게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주말과 야간에도 수지접합이 가능한 의료기관이 늘고 있으므로 응급 상황에서는 지체하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수술 후에는 재활 치료가 뒤따라야 한다.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손가락을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이 굳을 수 있다. 수술 3주 이후부터는 무리한 동작은 피하되, 스트레칭이나 관절 가동성 유지 운동을 꾸준히 병행해야 회복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재활은 단순히 기능 회복을 넘어서 손가락 사용의 정교함과 민감도 회복에도 필수적이다.
절단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초기 대응과 수술, 재활이 체계적으로 이어진다면 기능을 최대한 회복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에도 응급 상황에 대한 기본 지식과 준비를 갖추고, 신속한 판단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