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기운이 완연해지며 야외에서 달리기를 즐기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겨우내 활동량이 적었던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달리기 시작하면 무릎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초보 러너부터 숙련자까지 흔히 겪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러너스 니(Runner's Knee)'다. 의학적 명칭으로는 '슬개대퇴통증증후군'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무릎 전방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주요 특징이다.
달리기는 전신 운동으로서 심폐 기능 강화에 효과적이지만 착지 시 무릎에 전달되는 하중은 체중의 몇 배에 달한다. 러너스 니는 주로 무릎뼈인 슬개골과 허벅지 뼈인 대퇴골 사이에서 발생한다. 무릎을 굽히고 펼 때 슬개골이 대퇴골의 홈을 따라 매끄럽게 움직여야 하는데 근육의 불균형이나 잘못된 주행 자세, 혹은 과도한 훈련량으로 인해 슬개골이 비정상적인 경로로 움직이며 주변 조직에 마찰과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운동 후 느껴지는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치부하고 방치하곤 한다. 그러나 러너스 니와 일반적인 근육통은 명확한 차이가 있다. 단순 근육통은 며칠 휴식을 취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러너스 니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혹은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무릎 앞쪽에서 뻐근하거나 시큰한 통증이 느껴진다. 무릎을 움직일 때 '딱딱' 소리가 나거나 내리막길을 달릴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전문적인 진단이 필요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통증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취해야 할 조치는 활동량 조절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휴식이 정답은 아니다. 통증이 극심한 급성기에는 휴식이 필수적이지만 염증이 가라앉은 후에는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가벼운 걷기나 수영 같은 저강도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다만 통증을 참고 달리는 행위는 증상을 만성화시키고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보존적 치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형외과 등 전문 의료기관에서는 통증 완화와 조직 재생을 위해 물리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를 시행한다. 체외충격파는 통증 부위에 고에너지 충격파를 전달해 혈관 재형성을 돕고 염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와 더불어 도수치료를 병행하면 틀어진 골반이나 무릎 정렬을 바로잡고 경직된 근육을 이완하여 통증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성공적인 복귀를 위해서는 재활 운동이 필수적이다. 러너스 니의 재발을 막으려면 무릎 자체의 힘보다는 무릎을 지지하는 주변 근육, 특히 대퇴사두근과 중둔근을 강화해야 한다. 약해진 허벅지 근육은 슬개골에 가해지는 압박을 제대로 분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평소 스쿼트나 런지 같은 맨몸 운동을 정확한 자세로 수행하여 하체 근력을 키우고 달리기 전후로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의 가동 범위를 확보해야 한다.
안전한 러닝을 위해서는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거리를 설정하고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야 한다. 또한 낡은 운동화는 충격 흡수 기능이 떨어지므로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가급적 아스팔트보다는 우레탄이나 흙길처럼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바닥에서 달리는 것이 무릎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교대 서울이즈정형외과 양석훈 원장은 "러너스 니를 예방하고 재활하기 위해서는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과 엉덩이 측면의 중둔근 강화가 핵심"이라며, "무릎 밑에 수건을 고이고 발등을 몸쪽으로 당기며 무릎 뒤로 수건을 누르는 '대퇴사두근 세팅 운동' 등은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재활 운동을 꾸준히 시행하여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높이고 보다 건강하게 달리기를 즐기기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