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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토종닭 12억 중국인 사로잡을 터”

한협 박성진 대표, 유전자원 지키기 위한 노력 결실 맺어

 
최근 7천6백만불(1,100억원)에 달하는 토종닭 종계 수출계약을 체결한 (주)한협(대표 박성진)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협은 충남 금산군 진산면에 소재한 토종닭 종계를 양산하는 민간 유일의 육종회사다.

우리 종자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종자 시장을 대대적으로 개방한 우리 정부의 과오로 인해 숱한 위기를 겪어온 한협. 몇 번의 부도 위기와 대기업의 유혹속에서도 한협은 우리 종자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지로 뿌리쳤다고 한다.

한협의 3대 대표이사인 박성진 대표는 최근 중국과의 수출계약 쾌거를 이뤄내며, 우리 토종닭이 사육될 부지 현지시찰을 위해 중국에 다녀오기도 했다.

박 대표는 "중국 현지시찰 결과 우리 토종닭이 드넓은 중국시장에서 충분히 활개를 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한협은 숱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들었다.
그렇다. 세계는 지금 종자전쟁이 한창인데 우리 정부는 예외였다. 이미 무․배추 등 수많은 종자를 스스로 포기했던 우리 정부 아닌가.
민간회사인 한협이 숱한 어려움을 겪을 때 정부의 도움이 간절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언제나 외면했다.
때마침 대기업들은 한협을 인수하기에 열을 올렸다. ‘100억원을 줄 테니 넘겨라’ 등 한협을 짓밟은 대기업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솔직히 100억 받고 넘기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은 유혹에 솔깃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3대에 걸쳐 이어온 가업을 말아 먹을 수는 없었다. 스스로 극복하자는 의지로 집도 날리고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다 어떻게든 버텨왔다.
그런데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은 게 오히려 중국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 만약 정부의 도움을 받았다면 우리 정부도 그렇겠지만, 중국 정부에서도 많은 부담을 가졌을 것이다.

- 중국 수출은 언제부터 준비해 왔나.
지난 2000년부터 준비해 왔다. 종계 품질 만큼은 확실하다는 자신감으로 중국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했다. 그러나 중국 진출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은 현지를 방문하면서 절실하게 느켰다. 특히 중국측에서 요구하는 가축위생요건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다행히 농림부(현 농림수산식품부)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지난 2003년 중국정부와 우리 토종닭 종계 수출계약이 목전에 왔으나, 계약 체결 5일을 앞두고 우리나라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모든 것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우리나라가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해 수출 추진을 재 시도했으나 이번에는 중국 정부의 태도가 냉담했다. 결국 우리 토종닭을 안전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수출에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그 어떤 위기보다 심각했다.

-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사실 중국 정부의 입장 변화보다는 담당자들이 전부 교체돼 어려움이 많았다. 어렵사리 친분을 쌓았던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되면서 중국 수출을 잠정 보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몽골 등 타국 수출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다 HK 중국 텐타이 그룹을 만나면서 중국 시장 진출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텐타이 그룹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가축 종자를 중국에서 대량으로 사육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협과의 만남은 ‘WIN-WIN’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우리 토종닭 종자가 중국의 수출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걸림돌을 텐타이 그룹에서 해결해 주면서 중국 진출이 가시화 됐으며, 결국 1,100억원 달하는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난제들을 텐타이 그룹은 손쉽게 해결하는 것을 보고 신뢰감이 쌓이게 됐다. 앞으로 10년간 종계 수출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게 많다.

- 얼마전 현지 시찰을 다녀왔는데, 현지 상황은 어떤가.
중국 정부는 빠른 산업화를 통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농업분야는 산업화의 뒷전에 밀려 영세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중국정부는 농업분야 발전을 위해 ‘올인’하고 있다. 일종의 ‘새마을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멜라민 파동 등으로 세계적인 망신을 당한 중국 정부는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농식품의 안전성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움직임은 당장 위생과 방역 등 모든 부분에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소규모 가축 사육업 근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넓은 농토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농가들에게 아파트를 제공하고, 아파트 내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고 있다.
특히 농가들이 한데 집중하면서 발생한 넓은 농토를 외국 기업과 합작 등을 통해 대규모 가축 사육시설로 조성, 이곳에서 농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위생, 방역 등 중국 축산업의 고질병을 한방에 해결하려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의지는 한협이 중국시장에 진출하는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텐타이 그룹이 1차적으로 길림성에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토종닭 사육농장에 중국 정부의 관심이 대단히 높고, 오히려 중국 정부에서 조속히 농장 건설을 시작해달라고 사정하는 상황이다.
중국을 진출한 수많은 기업이 망했던 가장 큰 이유는 현지화를 추진하지 못했다는데 있다. 한협은 텐타이 그룹과 함께 철저하게 중국 현지화를 통해 우리 토종닭이 무럭무럭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 우리 소중한 유전자원이 유출된다는 우려가 높다.
그것은 대단한 오해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토종닭은 종계다. 유전자원이 팔려나간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
특히 중국에서 사육된 토종닭이 우리나라로 역수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오해다. 텐타이 그룹과 중국 정부가 체결한 계약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사육된 토종닭 물량의 95%는 중국 자체에서 판매해야 하고, 나머지 5%에 한해서 러시아, 북한, 동남아시아 등에 수출할 수 있다는 강제 조항이 있다.
따라서 우수한 우리 토종닭 종계가 중국으로 수출된다는 의미에서 벗어난 의혹들은 무시해도 무방하다.

-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중국에서 대표적으로 사육하는 닭 품종은 ‘상황계’, ‘투지’, ‘미지’ 등이다. 그러나 상황계는 생산성은 좋으나 품질이 떨어지고, 투지는 품질은 좋으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갖가지 문제점으로 중국 정부는 골치를 앓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생산성과 품질이 우수한 우리 토종닭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수한 우리 토종닭이 하루빨리 중국에 들어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부터 종계 수출이 추진된다면 중국 양계시장도 많은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는 5월 토종닭농장이 본격적으로 착공되고 이르면 10월부터 1차 물량이 중국으로 수출될 전망이다. 향후 10년간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이번 종계 수출이 끝이 아닌 시작으로 본다. 중국 전체 52개 성 중 고작 1개 성(省)에 수출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51개 성에도 우리 토종닭이 수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우수한 우리 토종닭이 12억 중국인들에게 사랑받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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