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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농정시평]농촌정책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김태연 농정연구센터 이사

2000년대 중반이후 전 세계가 무지하게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많은 학자들이 이러한 현상을 ‘뉴노멀(New Normal)‘이란 용어로 표현하고 있지만, 어쨌거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일정한 방향을 갖지 않는 무질서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사실상 일정한 고정관념과 원칙을 갖고 세상의 변화를 판단하는데 익숙한 기성세대의 생각이 새로운 청년 세대들의 생각과 조화를 이루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최근에 ‘촛불집회’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새로운 현상들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농정도 이러한 변화의 추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는데, 농업과 농촌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나라 일반 경제정책이 기존의 경제성장과 생산중심적인 관점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농업정책이 나름대로 농업과 농촌 문제의 심각성을 ‘독립적으로’ 인식하고 ‘선도적인’ 변화를 추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급격한 변화는 기존 정책추진의 형식과 내용을 파괴하는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농업과 농촌정책이 일반 경제정책의 개혁을 주도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만큼 기존의 경제발전에서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렀던 농업과 농촌이 이제 사회변화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부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농정 변화추세를 간략히 살펴보면, 2013년에 EU가 새로운 농정개혁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것은 2009년부터 시작된 농정개혁 방안에 대한 각계각층의 논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2016년 9월에는 농촌개발 정책의 방향 전환을 표명하는 ‘코크 2.0선언(Cork 2.0 Declaration)’을 발표했다.

이를 반영하듯 OECD에서도 2016년 11월 농촌개발 회의에서 ‘농촌정책 3.0(Rural Policy 3.0)’을 발표했다.

이러한 선진국 농정개혁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경제성장과 발전에 농업과 농촌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농정개혁에 대한 원초적인 논의는 농업보호를 위한 예산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 이뤄졌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특히, 최근의 농정개혁에서의 논의는 농업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를 정부가 지속할 수 없는 현 재정상황에서 농업과 농촌이 국가경제성장과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강조되고 있는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과 ‘농촌 거버넌스’다. 즉, 농정의 목적과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농촌정책을 새로운 시각에서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농업생산 중심적인 농정에서 농촌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농촌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 하에 농촌의 농업생산기반 조성, 환경자원보존, 각종 인프라 건설, 새로운 형식의 식품공급체인 형성, 농촌 주체들 간의 협력체 형성 및 운영, 역사문화보존, 신산업 형성, 각종 지원활동 등의 정책 사업을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는 방식이 기존 행정체계를 따르는 관료적인 방식이 아니라 민간단체 주도의 파트너십과 거버넌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의 사례를 따르자는 것이 아니라 이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중앙이나 지방정부가 농업과 농촌의 다양한 문제를 인식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현장에서 그 문제로 인해서 고통을 받고 있는 민간이 나서는 것이다. ‘촛불집회’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전에 한 재벌 오너가 경영혁신을 이야기 하면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꿔라”라고 한 말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재벌의 잘못된 행태를 두둔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지만,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농정의 입장에서 한 번 되새김할 필요가 있는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현재 세계적인 상황은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농정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관행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 농업과 농촌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농촌정책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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