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는 11.2일 경제부처 물가관리 차관 연석회의를 통해 쌀값 하락을 위한 2017년산 정부미 5만톤 공매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쌀값에 대한 농민과 정부의 인식 차이가 심각한 수준으로, 쌀값 회복세에 한숨 돌린 농민들을 또 다시 분노케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15일 산지 쌀값은 80kg당 19만3,008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산지 쌀값 15만892원에 비해 4만원 이상 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쌀값 상승은 터무니없이 하락했던 가격의 회복일 뿐이다. 2013년 7월 80kg당 17만원선이던 쌀값은 지난해 7월에는 12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정부의 과잉물량 시장격리 조치를 통해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역대 어느 정부도 수확기 쌀값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정부 재고미를 방출한 적이 없다. 그런데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문재인 정부가 물가상승을 이유로 조금이나마 회복한 쌀값을 내리겠다고 한다. 농민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고 그동안 보여주었던 농정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지나친 농민홀대 정책을 보여주고 있다.
밥 한공기 가격은 250원 수준이다. 쌀값이 전체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고작 0.5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쌀 생산 농민은 정부의 쌀값 회복 기조에 발맞춰, 쌀값의 급격한 상승을 우려한 농정당국의 정부미 방출에 적극 협조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농민이 아닌, 쌀값이 물가상승의 주범이라는 왜곡된 여론만을 신뢰한 채 엉터리 정책만을 내놓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금일 쌀 80kg 가격을 18만8,192원으로 하는 ‘쌀 목표가격 변경 동의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그동안 정치권과 농업계에서 요구해 온 20만원 이상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더 이상 농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겠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농축산연합회는 현실성 없는 쌀 목표가격 국회 제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동시에, 정부의 쌀 수확기 구곡 방출 계획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