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가로수를 노랗게 물들이며 가을정취를 물씬 느끼게 하는 은행나무. 그러나 은행나무 아래를 걸을때면 발 아래에서 밟히며 올라오는 은행열매의 악취 때문에 지자체마다 골머리를 앓아온게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은행열매 악취가 빠르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이창재)이 은행나무의 암나무와 수나무를 조기에 구별할 수 있는 ‘은행나무 성감별 DNA 분석기술’을 민간기업인 ㈜한국유전자정보연구원에 기술이전하고 수나무 가로수를 심고자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성감별 분석요청에 대한 기술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11년 이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지원을 해오고 있었으나 2016년부터 분석요청이 3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자체적으로 기술지원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이번 기술이전으로 증가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가로수용 은행나무 암·수구별 분석 수요를 충족시켜 매년 반복되는 은행열매의 악취문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나무는 도심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가을철 노란 단풍이 아름답기 때문에 가로수로 인기가 높아 전국에 있는 가로수 중 가장 많은 약 30%(약 100만 그루)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꽃(암꽃과 수꽃)이나 열매를 확인하기 전에는 암·수를 구별하기 어려운데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데까지 최소 15년에서 길게는 30년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그 동안 암·수의 구분 없이 가로수로 심었졌고 매년 가을 암나무에서 떨어진 은행열매로 인해 악취 및 거리오염 문제가 발생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가을철 암 은행나무에서만 열리는 은행열매의 악취와 거리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2011년 국내 최초로 은행나무 성감별 DNA 분석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손톱 크기만 한 은행나무 잎으로도 DNA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1년생 은행나무에서도 암나무와 수나무를 빠르게 구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2014년에 국내 특허 등록이 완료됐으며, 2015년에는 중국에 국제 특허로 등록돼 은행의 최대 생산국이자 원산지인 중국보다 우위 기술을 선점하는 쾌거를 이룬바 있다.
산림생명정보연구과 이제완 박사는 “성감별 DNA 분석법을 적용하면 은행열매의 악취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어린 묘목 단계에서 수나무는 가로수용으로 관리하고, 암나무는 열매 생산용으로 관리하면 은행나무의 활용과 생산 효율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술이전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