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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아들을 살린 가족의 정성, 속초 '신토불이 감자옹심이' 이야기


 

난치병 기면증을 앓는 막내아들을 살리기 위해 온 가족이 시작한 헬스푸드 식당이 있다. 속초 중앙시장에 위치한 '신토불이 감자옹심이'는 주인의 정성과 고집, 그리고 철학이 담긴 특별한 장소다.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인 속초에서, 이 작은 식당은 가족의 사랑과 희망이 어떻게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강원도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16, 속초중앙시장 종합중앙시장상가 내부 1층에 자리한 이 식당은 대기업에서 30년을 근무한 남편 양철호 씨와 가정주부로 지내던 아내 채영남 씨, 그리고 두 아들로 구성된 가족이 운영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틱한 영화처럼 시작된다. 막내아들이 난치병인 기면증에 걸리자, 가족은 그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2017년, 가족은 해외여행 중 벤쿠버의 한 호텔에서 막내아들이 갑자기 호흡 곤란을 겪는 충격적인 사건을 맞았다. 혈중 산소포화도가 88%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이후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정확한 병명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기면증과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기면증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졸음이 몰려오는 질환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힘든 병이다.

 

부모는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전국의 공기 좋은 곳과 유명한 병원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자, 음식으로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약식동원의 철학에 따라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그렇게 가족은 속초로 내려오게 되었다. 설악산과 바다가 있는 이곳에서 아들의 건강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속초 중앙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에서 아들이 잠에 빠지지 않고 활동적으로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가족은 식당을 열어 아들이 감자전을 부치는 일을 맡게 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소일거리였지만, 이는 아들의 건강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루 종일 두 개의 프라이팬으로 감자전을 부치는 막내아들은 이제 감자전의 달인이 되었다.

 

 

'신토불이 감자옹심이'는 100% 감자만을 사용해 옹심이를 만든다. 변성 전분이나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감자의 본연의 맛과 식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한 해 사용하는 감자량만 해도 5,000박스(20kg)에 달한다. 감자는 물론 표고버섯, 들깨 등 모든 식재료는 농협과 수협 등을 통해 최상급 국산품으로 공급받으며, 인공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정성과 철학은 손님들에게도 전해졌다. 음식의 맛은 담백하고 슴슴하며, 무엇보다도 쫄깃하다. 이로 인해 KBS '생생정보', MBC '오늘N', '최자로드' 등 여러 매체에 소개되었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주말이나 관광 시즌에는 오픈런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인기다.

 

식당은 테이블이 12개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청결과 정성이 돋보인다. 속초중앙시장 종합중앙시장상가의 외관은 오래되었지만, 내부는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 식기 세트는 도자기 재질로 특별히 제작되어 반질반질 윤이 나며, 오픈된 주방은 손님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아버지 양철호 씨는 새벽 6시부터 식재료 준비를 총괄한다. 하루 평균 20kg 들이 감자 15~20박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감자의 껍질을 벗기고 강판에 갈아 녹말과 무거리를 분리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손가락에 방아쇠 수지증후군이 생길 정도로 힘든 일이지만, 아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며 힘을 낸다.

 

형은 군 장교로 복무하다 동생의 건강을 위해 속초로 내려와 가족 사업을 돕고 있다. 이렇게 가족 모두가 하나되어 노력한 결과, 막내아들은 이제 기면증에서 많이 회복되어 일찍 퇴근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졌다.

 

 

'신토불이 감자옹심이'는 포장 판매를 하지 않는다. 100% 감자만을 사용한 옹심이는 식으면 딱딱하게 굳기 때문에, 최고의 맛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는 손님들의 건강과 만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가족의 철학이 담긴 결정이다.

 

일부 식당에서는 타피오카 전분이나 변성 전분을 사용하지만, 이는 소화 불량이나 혈당 상승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신토불이 감자옹심이'는 이러한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감자 본연의 맛과 영양을 살리고자 한다. 그 결과 위암 수술 환자나 당뇨병 환자들도 안심하고 찾는 건강한 식당이 되었다.

 

가족은 앞으로도 속초를 대표하는 감자옹심이 가게로 성장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과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기회가 된다면 가게의 위치를 옮겨 보다 넓은 공간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의 이야기가 아니다. 난치병 아들을 살리기 위해 온 가족이 함께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식당으로 성장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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