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F(세계자연기금)가 세계 고래의 날(2월 16일)을 맞아 향유고래의 독특한 발성 패턴인 ‘코다(Coda)’ 오디오와 향유고래 가족의 교류 장면을 공개했다. 세계 고래의 날은 고래와 해양 생태계의 관계를 조명하고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2월 셋째 주 일요일에 기념된다.
고래는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최상위 포식자로서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나 기후변화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마리의 대형 고래는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이는 수천 그루의 나무가 연간 흡수하는 양과 맞먹는다. 그러나 매년 최소 30만 마리의 고래와 돌고래가 혼획으로 희생되고 있으며, 서식지 파괴, 해양 오염 등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상업적 포경과 기후변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고래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향유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VU, Vulnerable)’ 등급으로 지정된 멸종위기종이다.
WWF는 해양 보호구역 확대, 선박 이동 경로 조정, 혼획 저감 프로그램 등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으로 고래 서식지를 보호하고 해양 생태통로(Blue Corridor)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고래 및 돌고래 보전 이니셔티브(Protecting Whales & Dolphins Initiative)’를 통해 해양 플라스틱 오염 저감, 선박 충돌 위험 감소, 기후변화 대응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WWF는 2024년 7월 탐사선 ‘블루 판다(Blue Panda)’를 통해 헬레닉 해구를 조사하며, 멸종위기 해양 종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지역은 대형 선박 충돌, 해양 오염, 석유 및 가스 개발, 어업 활동 등으로 인해 향유고래와 부리고래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WWF는 서식지와 이동 경로를 정확히 파악해 해양 생태통로(Blue Corridor)를 설정하고, 선박의 속도를 줄이며, 석유 및 가스 개발을 제한하는 등 해양 생물 보호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향유고래, 독특한 소리 ‘코다(Coda)’로 교류
향유고래는 소리를 이용해 먹이를 찾고, 무리와 소통하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데, 그중에서도 ‘클릭(Click)’ 소리는 향유고래 의사소통의 핵심이다. 클릭 소리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공동체의 문화를 보존하는 정교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특히, ‘코다(Coda)’는 일정한 패턴을 가진 리드미컬한 소리로, 보통 30~40개의 클릭으로 구성된다. 향유고래는 사냥을 하기 전후에 이 소리를 주고받거나 사회적 교류를 할 때 사용한다. 이번에 공개된 오디오와 영상에서는 향유고래 가족들이 코다를 통해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WWF 관계자는 “고래 보호는 단순히 한 종을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해양 생태계 전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세계 고래의 날을 맞아 고래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