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하루 동안 귀에서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당황할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간절한 바람일 수도 있다. 하루 종일 귀에서 울리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 이명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은 일상의 불편함과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고요한 세상으로 돌아가길 꿈꾼다.
이명이란 외부에서 소리가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삐’ 하는 고주파 소리가 있지만 매미 우는 소리나 바람 소리, 심장박동 소리 등 개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약 30~35만 명이 이로 인해 병원을 찾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일부 환자의 경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강한 증상을 겪기도 한다.
이는 타인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주관적 증상이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될 경우 심한 고립감이나 우울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또한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청각 질환의 초기 증상으로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방치하지 말고 면밀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명을 단순한 귀의 문제가 아닌, 몸 전체의 균형과 연관된 질환으로 본다. 따라서 증상 부위만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기능과 구조, 환경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접근한다. 이로 인해 개인의 체질과 생활습관, 건강 상태 등을 반영한 맞춤형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빛과소리 하성한의원 이동진 원장은 “기능적인 요인을 살피는 이유는 신장 기능 저하나 간 기능 항진 등 내부 장기의 불균형이 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러한 기능적 문제들이 질환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턱 관절과 경추(목뼈) 등의 구조적 문제는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청각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이명과 경추 불균형 사이에는 높은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어,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이명소리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명과 같은 이비인후과 질환은 단순 증상 처치만으로는 근본적인 개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면역력 저하나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인해 재발하거나 만성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 치유력을 높이고 체질을 개선하는 치료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한방에서는 침과 뜸, 한약 등의 치료를 통해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장부의 기능을 조율하여 신체 스스로 질병에 대항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변증과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동진 원장은 “같은 질환이라도 체질과 증상, 병의 원인이 다르므로 천편일률적인 처치가 아닌 개인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다. 정확한 변증과 진찰로 질환의 근본 원인을 찾고, 개인에게 적합한 맞춤형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의료진을 찾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