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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SNS에 ‘장기 성장’ 언급.. 정작 고금리 카드론 확대로 금감원 경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애플페이 도입이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학계 분석에 대해 “기업의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냉정과 열정이 공존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정작 회사는 고금리 카드론 영업 확대에 치중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한 경제지의 <카드사 애플페이 도입… 학계, “수익에 도움 안돼”>라는 기사를 공유하며, 애플페이 도입이 순이익 증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분석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수익성은 모든 기업에 중요하지만, 카드회원들이 외국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에 속상해하는 마음도 있어야 한다”며, “기업의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냉정과 열정이 공존해야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애플페이 도입이 기대만큼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기사에 인용된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애플페이 도입 전후로 개인카드 이용액이 약 1조5000억 원 늘었지만, 회귀분석 결과 애플페이와의 연관성은 뚜렷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부회장은 수익성 언급을 피한 채, ‘열정’이라는 추상적 개념으로 설명을 갈음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이 최근 현대카드에 대해 카드론 건전성 악화와 내부통제 부실 등을 이유로 경영유의 사항 8건, 개선사항 15건을 통보한 사실은 정 부회장의 발언과 전혀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5조6378억 원으로 전년보다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업계 평균 증가율(7.8%)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특히 저신용자 비중이 증가했고, 신용도와 무관한 방식으로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등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카드는 리볼빙 서비스에서도 리스크를 키운 정황이 포착됐다. 최소 결제비율인 10% 적용 대상인 저신용자 비중이 급증했으며, 금리산정 체계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도가 낮은 차주가 오히려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거나, 금리인하 요구에 대해 심사 결과를 통보하지 않거나 늦게 통보하는 등 불투명한 운영이 지적됐다. 금감원은 현대카드에 금리인하 요구권 관련 제도와 내부 통제 방식의 전면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외형 성장만 보면 현대카드는 업계 1위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신용판매 점유율은 19.8%로 1위를 기록했고, 법인 신용판매 실적은 8조5494억 원에 달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를 크게 앞섰다. 개인 회원 수도 1239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6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이익으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 당시 화제를 모으며 혁신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실제로는 카드론 같은 고금리 상품을 통해 단기 수익에 의존해온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중저신용자들이 떠안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정태영 부회장의 ‘냉정과 열정’이라는 표현은 그 자체로는 모범적인 경영 철학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냉정함은커녕 오히려 고금리 대출이라는 쉬운 길을 택한 정반대의 경영 전략을 드러내고 있다. 기업의 장기 성장은 미사여구가 아닌 실질적 리스크 통제와 소비자 보호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이, 금융당국의 경고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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