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가장 뜨겁게 달군 미국의 이벤트가 끝을 맺었다.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던 상황 속에서 미 대선은 조 바이든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바야흐로 바이든의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과연 바이든의 시대가 될까. 여기에서 의문이 든다. 정권 인수를 착실하게 하고 있다고 하지만 트럼프의 불복선언으로 인해서 앞으로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하지만 높은 확률로 대선 불복으로 인한 트러블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미국적 가치’에 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의 의미는 무엇에 있을까. 혹자는 포스트 바이든 시대라고 분석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반 트럼프 시대가 왔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바이든은 세계 정상과의 잇따른 통화로 세계 질서에 다시 한번 미국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나토를 비롯해 기후변화협정, 다자간 기구 복귀 등을 천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그동안 트럼프가 이뤄놓은 ‘아메리카 퍼스트’ 가치에서 세계 경찰로서의 미국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어쩌면 지난 수십년간 우리가 알고 있던 미국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미국 유권자는 이러한 가치의 소중함을 알고 반 트럼프를 지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점에서 바이든은 반트럼프 시대에 걸맞는 행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나라에 있다. 그동안 트럼프의 행동으로 인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외교적인 면모를 갖출 수 있었다. 북한이 우리나라의 의도에 어느정도 발을 맞춘 것도 트럼프라는 예측 불가능한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적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바이든 시대에 접어 들었다. 과연 우리나라를 통해 미국과 소통을 이어나갈까. 그동안 깊은 관계를 쌓아왔던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
다가오는 12일 오전 정상 간의 통화가 성사된다고 한다. 첫 통화에서 바이든은 어떤 메시지를 줄지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나 분명한 것은 이제와는 다르지만 익숙한 미국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향후 한미동맹과 대북관계에 있어 어떠한 결론이 날지는 결국 반 트럼프의 의중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