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하여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항원)이 코 점막에 노출된 후 자극 부위로 비만세포, 호산구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IgE 항체를 매개로 하는 염증세포가 몰려들어 이들이 분비하는 다양한 매개 물질에 의하여 염증반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는 발작적인 재채기를 연속적으로 하게 되고, 동시에 맑은 콧물이 흐르며, 눈과 코의 가려움증과 코막힘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재채기와 콧물이 흐르는 증상은 보통 아침 기상 시에 심했다가 오후로 되면서 감소하게 되며, 코막힘 증상을 계속 보이게 된다. 가려움증은 코뿐 아니라 눈, 목, 귀 등에도 발생한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로는 '화분에 의한 알레르기비염(J30.1)', '기타 계절성 알레르기비염(J30.2)', '기타 알레르기비염(J30.3)', '상세 불명의 알레르기비염(J30.4)'에 해당한다.
코막힘 증상은 가장 흔히 나타나는 주 증상으로 반 이상을 차지하며 만성적이고 생활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 뒤로 콧물과 재채기 순으로 나타나며, 그밖에 눈물, 두통, 후각감퇴, 폐쇄성 비음 등의 증상이 있다. 합병증으로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천식과 함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서 생기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알레르기 체질과 주위의 천식 유발 요소들이 상호 작용을 일으켜 나타난다. 알레르기란 정상에서 벗어난 과민반응을 의미하며 정상인에게는 증상이 유발되지 않지만, 알레르기 환자에게는 과민반응으로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함소아한의원 동래점 이협 원장은 “알레르기 환자가 있는 집안에서 태어난 유아에 있어서 생후 10년간은 가장 위험도가 높은 시기다. 부모 중 한쪽에 알레르기가 있을 때 자녀가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50% 정도이며 양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확률은 약 75%로 증가한다. 아토피성 피부염,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 비염을 3대 알레르기 질환이라 하며 어린 나이부터 순차적으로 발병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련의 발병을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원인 항원을 알레르겐이라고도 한다.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 혹은 비듬, 바퀴벌레 따위의 곤충 부스러기 등과 같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는 것들이 대표적이지만, 음식물, 음식물 첨가제, 약물 등에 의해서도 알레르기 비염이 유발될 수 있다. 소아가 아토피 성향을 가지고 있을 때 장기간 항원에 노출된 다음에 증상이 나타나므로 항원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것은 감작이 일어나는 영유아기에 특히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비염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악화 요인은 기후변화, 감기, 공기오염, 스트레스 등이 있다. 비염을 진단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환자에 따라 혹은 진료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항상 모든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이협 원장은 “우선 병력을 잘 청취하는 것이 비염의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된다. 연령, 직업, 증상의 종류 및 정도, 발생 연령, 유발요인, 주거환경,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의 노출 여부, 합병증, 알레르기 과거력, 가족력, 치료 경력과 경과를 자세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약 40%는 삼촌 이내의 가까운 가족 중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 알레르기 질환의 가족력과 소아기부터 증상이 나타난 경우, 계절적인 변화를 보이는 경우, 시간을 두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생활환경 변화에 연관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학적 검사로 주로 비경을 이용하여 비강 내부를 관찰하게 되는데, 비 점막이 창백하고 부어 있는 것은 알레르기 비염의 특징적인 소견으로, 소아에서는 비염을 오래 앓게 되면 비강 내 혈액순환의 장애로 아래 눈꺼풀 안쪽의 피부색이 거머푸르레하게 보일 수 있으며, 코가 가려워 손으로 코를 자주 문지르는 행동을 하거나 콧등에 가로 주름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알레르기 비염은 일단 발병하면 약 20%는 그 증상이 사춘기나 성인에 접어들면서 자연 소실되지만, 평생 지속되는 예가 많아서 적절한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만성 비염과 비슷한 변화를 보이게 되고, 중이염, 비용종, 부비동염, 후각소실, 만성기침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만성적인 코막힘으로 인하여 계속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얼굴의 모양이 길어지는 아데노이드 얼굴을 보일 수도 있다.
이협 원장은 “알레르기 비염은 단순히 코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적인 알레르기 질환의 진행에 따른 질병이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당장의 증상만 완화시키는 것보다 근본적으로 원인을 해결해 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코의 점막, 콧물 상태, 전체적인 체질을 확인하면서 음양허실의 균형을 맞추도록 돕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코의 증상 완화와 재발률 개선을 중심으로 꾸준히 치료한다”고 전했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 목표는 증상이 없도록 해주거나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환경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또한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특히 겨울철 외출 시 마스크와 목도리를 착용하고 여름이나 겨울철에 실내외 온도가 많이 차이 나지 않도록 실내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일반적인 먼지, 온도의 변화, 담배 연기나 매연, 화장품, 스트레스 등도 유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유발 요소를 피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집먼지진드기의 경우 침대, 이불, 베개, 담요 등 먼지가 쉽게 끼거나 방출되는 물건은 지퍼가 달린 커버를 사용하고, 커버는 삶아야 한다.
특수 필터가 장착된 진공청소기를 이용한 실내 청소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진드기 살충제 등이 개발되어 있다. 동물이 원인 항원이라면 집안 혹은 집 근처에 동물이 존재하지 않게 해야 하며 동물을 제거한 다음에도 약 6개월 동안은 항원이 잔류하므로 증상이 지속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