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심과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은행나무가 세계적으로는 ‘멸종위기종(EN, Endangered)’으로 분류되어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은행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며, 기후 변화와 서식지 감소로 인한 생존 위협을 강조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활엽수처럼 보이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침엽수에 속한다. 빙하기와 온난화기를 거치며 광합성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잎을 넓게 진화시킨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수백만 년의 생존 역사를 가진 은행나무는 ‘살아있는 화석’으로도 불린다.
인천 장수동 인천대공원 은행나무
우리나라 은행나무 현황
우리나라에서는 은행나무가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로, 도심 가로수와 공원수로 널리 식재되고 있다. 은행나무는 대기 정화와 도심 열섬 효과 완화에 기여하는 등 도시 환경에 적합한 나무로 평가받는다. 특히, 내한성과 내병성이 강해 우리나라의 기후와 환경에서 잘 자란다.
현재 한국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40여 그루에 달하며, 대표적으로 경기도 양평의 용문사 은행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나이가 약 1,100년으로 추정되며,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외에도 전북 순창, 경남 의령 등 다양한 지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보호받고 있다.
보호 방안과 국제적 역할
은행나무가 국내에서는 흔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자연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어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국내 은행나무의 유전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다양한 서식지에서 생존 가능한 품종을 연구·개발해야 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정기적인 건강 상태 점검이 필요하다. 은행나무를 포함한 도시 녹지를 확대하고, 가로수로 활용된 은행나무의 생육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세계 자연보전 연맹 및 국제 기구와 협력해 멸종위기종으로서 은행나무의 전 세계적 보전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
은행나무의 생태적·문화적 가치
은행나무는 대기 정화, 온도 조절 등 생태적 역할뿐만 아니라, 가을철 황금빛 낙엽으로 시민들에게 심미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또한, 불교와 유교 전통에서 신성한 나무로 여겨져 문화적 상징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은행나무 보존과 활용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멸종위기종으로서의 국제적 책임과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나무는 단순히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를 넘어, 세계적으로 보호해야 할 귀중한 생태적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