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혈관폐쇄증은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는 안과 응급 질환이다. 눈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망막은 시력을 담당하는 중요한 조직인데, 망막이 원활하게 제 기능을 하려면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가 필요하다. 이를 운반하는 통로를 망막 정맥과 망막 동맥이라 하고, 두 혈관에 경화가 발생하는 것을 망막혈관폐쇄라 한다.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졸중과 발병 메커니즘이 비슷해 ‘눈에 오는 중풍’이라고도 불린다.
혈관이 막힌 부위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른데, 망막동맥폐쇄라면 시력이 급격하게 저하된다. 이 때 한시라도 빨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시간을 놓치면 시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망막정맥폐쇄는 조금 더 흔한 질환으로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이 떨어진다. 특히 시력 중심 역할을 하는 황반에 부종이 생기면 시력이 심하게 저하된다.
망막혈관폐쇄증이 무서운 이유는 뇌졸중과 달리 뚜렷한 초기 자각 증상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망막에는 1억 개가 넘는 시세포가 있지만, 통증을 느끼는 통각세포가 없어 질환이 진행되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초기엔 시력이 흐려지고, 시야가 좁아지는 것 정도이다 보니 단순히 ‘노안’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안과 전문의들은 망막혈관폐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눈에 이상이 느껴질 경우 바로 안과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망막혈관폐쇄증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망막혈관폐쇄 환자는 2014년 5만471명에서 2018년 6만3,20명으로, 5년동안 무려 1만 3449명이나 증가했다.
하늘안과 망막센터장 유형곤 교수는 “망막혈관폐쇄증 예방을 위해 몇가지 수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첫번째, 건강한 혈관 관리를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금연, 금주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동맥경화와 같은 전신 질환이 있다면 더욱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번째, 눈에 좋은 루테인과 항산화 작용을 하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시금치, 당근, 블루베리, 해조류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전했다.
유형곤 교수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다. 한번 발병하면 회복이 어려운 질환인만큼 1년에 1~2회 정도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특히 40대 이상이라면 눈에 이상이 발생하는 그 즉시 안과에 내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