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자는 동안 대뇌에서는 항이뇨 호르몬을 생성해 소변의 생성량을 줄인다. 이 덕분에 대부분의 사람은 밤새 화장실에 가지 않고 편안히 잠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자주 깨거나 낮 동안 소변을 너무 자주 보는 경우, 이는 과민성 방광의 신호일 수 있다.
만약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자기 전까지 소변을 본 횟수가 8회 이상이거나, 소변이 일단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서 옷을 내리기 전 소변이 나와 버리는 경우가 있어 소변이 샐까 봐 물이나 음료수 마시는 것을 삼가거나 화장실을 너무 자주 다녀 일하는데 방해가 되는 등의 증상에 한 가지 이상 해당한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히 불편함으로 끝나지 않고 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어 조기에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과민성 방광을 ‘정신기혈(精神氣血)’의 문제로 본다. 이는 나이와 상관없이 몸의 순환 장애로 인해 방광과 그 주변 신경이 민감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주요 원인으로는 하복부의 혈액순환 장애, 염증성 노폐물인 어혈 그리고 체내 불필요한 수분 축적인 담음 등이 꼽힌다.
강남 두근두근한의원 황상철 원장은 “방광의 기능은 적절한 온도를 유지해야 원활히 작동한다. 방광이 차가워지면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기능이 약화되고, 반대로 열이 몰려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염증을 유발해 민감도가 증가한다. 이에 따라 한의학에서는 방광의 온도를 조절하는 것을 치료의 핵심으로 본다. 방광이 차가워진 경우 따뜻한 기운을 보해주는 치료를 통해 기능을 회복한다. 반대로 열이 몰린 경우에는 방광의 과도한 열을 낮추는 치료를 진행하여 민감도를 줄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침구치료는 경혈을 자극하여 방광과 관련된 신경과 순환을 개선한다. 약침은 한약 성분을 직접 경혈에 주입해 염증을 완화하고 신경을 안정시켜 과민성 방광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체질에 맞는 한약은 방광의 건강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한약재는 신장 기능을 강화하고 방광의 안정성을 높이는 산수유, 소변 조절 능력을 회복시키고 신경 안정에 기여하는 용골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추나요법은 척추와 골반의 정렬을 바로잡아 방광 주변의 신경과 혈류 순환을 개선한다. 특히 골반 주변 긴장 완화와 하복부 혈액순환 개선에 효과적이다.”라고 전했다.
과민성 방광 치료는 생활 습관 개선과 병행할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커피와 차, 초콜릿 등 카페인 함유 식품은 방광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줄이고, 하루에 각 체질에 맞는 적당한 수분을 일정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케겔 운동을 통해 방광 근육을 강화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과민성 방광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개선이 가능한 질환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증상과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황상철 원장은 “한의학적 치료는 단순히 증상 완화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둔다. 개인의 체질과 생활 습관에 맞춘 세밀한 진단과 치료로 삶의 질을 되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