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나 엉덩이 통증, 다리 저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허리디스크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 중 ‘이상근증후군’이 있다면 어떨까.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 없이는 잘못된 치료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상근증후군은 엉덩이 깊숙이 위치한 작은 근육인 ‘이상근(piriformis)’이 비정상적으로 긴장하거나 두꺼워지면서, 그 아래를 지나는 좌골신경을 압박해 다양한 신경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상근은 다리를 바깥쪽으로 돌리는 기능을 하는 근육으로, 걷기, 앉기, 자세 유지 등 일상적인 활동에서 자주 쓰이기 때문에 기능이 무너지면 통증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보다 엉덩이 중심으로 나타나는 통증이며, 심한 경우 다리와 발끝까지 저림이나 당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진행되면 오래 앉아 있거나 오래 걸었을 때, 다리를 움직일 때 심한 통증이 유발되며, 대퇴부 뒤쪽과 종아리에도 불편함이 퍼지게 된다. 좌골신경통과 비슷한 증상 탓에 흔히 허리디스크로 오진되는 사례도 많다.

이러한 증상은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고관절 질환 등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환자 스스로 질환을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방치하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상근증후군을 방치하면 좌골신경 마비, 보행장애로 악화될 수 있다.

일산동구 고려튼튼통증의학과 오정석 원장은 “진단이 확정된 후에는 비교적 간단한 비수술 치료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도수치료와 주사치료가 있다. 도수치료는 전문 치료사가 손으로 직접 근육의 긴장을 풀고, 뼈의 정렬을 바로잡아 통증을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혈류 개선, 염증 완화, 부종 제거 등의 효과가 있다. 이상근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좌골신경 압박을 줄여주는 데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함께 프롤로주사와 같은 증식치료는 손상된 조직 회복을 촉진하는 방법이다. 인체에 안전한 자극물질을 병변에 주입해 자연 치유력을 유도하며, 이상근증후군으로 인한 염증 및 만성 통증에 효과적이다. 마취나 절개가 필요 없는 치료로, 비교적 회복이 빠르다는 점에서 선호되는 방식이다”고 전했다.

오정석 원장은 “하지만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소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장시간 다리 꼬는 자세, 무거운 지갑을 뒷주머니에 넣고 앉는 습관, 바르지 않은 자세로 오래 앉는 행동 등은 엉덩이 근육에 불필요한 긴장을 유발하므로 지양해야 한다. 또한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스트레칭하거나 강화 운동을 통해 균형 잡힌 골반과 근육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