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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기 글로벌세아 회장, 미국 LLC로 ‘조용한 자산 승계’…공시로 드러난 정밀 구조

글로벌세아 김웅기 회장이 미국 현지에서 고급 부동산 및 사업체를 그룹 계열 법인을 통해 소유하고 관리해온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2025년 기업집단 공시와 감사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핵심 도구는 미국의 유한책임회사(LLC) 구조다. LLC는 공시 의무가 없고 지분 구조나 실질적 소유권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으며, 세무상 이점까지 제공한다. 김 회장은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인근의 골프장 'Steele Canyon Golf Club'을 SJS Tomorrow LLC라는 현지 법인을 통해 인수했고, 이 법인은 2019년부터 글로벌세아 감사보고서상 100% 종속회사로 등재돼 있었다.


미국 한인 주간지 선데이저널USA가 캘리포니아 주 정부 법인서류를 열람한 결과, SJS Tomorrow LLC의 설립자는 김세연 씨로 기재되어 있었으며, 송달 대리인 또한 김세연 씨였다. 특히 2018년 5월 22일자 법인 보고서에는 최고경영자(Managing Member)와 유한책임사원 모두 김세연으로 명시되어 있었고, 사업 목적은 부동산 투자 및 관리라고 적혀 있었다.


최근 발표한 기업집단 현황 공시에서는 김 회장의 자녀인 김세연 씨, 김진아 글로벌세아 사장, 김세라 세아상역 부사장이 미국 스틸 캐년 골프 클럽 운영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에 따르면, 장녀 김세연 씨가 46%, 차녀 김진아 씨가 45%, 막내 김세라 씨가 9%를 각각 보유 중이다. 스틸 캐년 골프장은 미국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프라이빗 골프장으로, 1991년 골프 전설 개리 플레이어가 설계한 27홀 규모의 챔피언십 코스를 갖추고 있다.


공정위가 같은 기간 공시한 글로벌세아의 해외 종속회사 현황에서는 SJS Tomorrow LLC가 JDG INC를 최대출자자로 두고 있으며, JDG INC는 글로벌세아가 100% 지분을 보유한 미국 내 자회사로 명시돼 있다. JDG INC는 2023년 회계연도부터 감사보고서에 연결종속회사로 포함된 법인으로, 2022년까지는 공시 및 보고서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이는 JDG INC가 2023년에 설립되었거나, 그 전까지 연결 기준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 다른 골프장 법인인 SJS Rainbow LLC 역시 JDG INC가 99%를 보유한 자회사로 나타나 있다.


JDG INC는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세아의 주요 자산 및 법인을 관리하는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LLC는 골프장 외에도 미국 각지에 퍼져 있다. 김세연 씨는 뉴욕에 부동산 투자법인 SJD LLC, 유아동복 수출입업체 JD Link Inc.를 100% 소유하고 있으며, 김진아 씨는 투자회사 TGH Holdings LLC를 김세연 씨와 절반씩 나눠 소유하고 있다. SJD LLC의 경우, 2021년 미국 뉴욕 맨해튼의 12층 빌딩(576 Fifth Avenue)을 1억 100만 달러에 매입했고, 2025년 3월 이를 1억 7,5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약 3년 반 만에 76%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며 1,400억 원가량의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이 수익은 SJD LLC 명의로 귀속됐으며, 김세연 씨가 그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수익 역시 온전히 일가로 집중됐다.


한편, JD Link Inc.와 관련해 미국 현지 고용차별 소송 과정에서 세아트레이딩 아메리카의 주요 거래선을 JD Link로 이전한 정황이 담긴 증언이 제기된 바 있다. 이는 김 회장이 미국 내 사업 일부를 자녀 명의의 법인으로 이관했다는 주장과 연결되며, 미국 한인 주간지 선데이저널USA는 이 내용을 보도했다.

 

국내 자산 승계 방식도 유사한 구조로 전개됐다. 김 회장은 2018년 자녀들이 보유하던 세아아인스와 그룹 핵심 계열사 세아상역 간 주식 교환을 단행해 자녀들이 세아상역 주주로 편입되도록 했고, 2022년에는 세아아인스를 흡수합병함으로써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세 자녀는 세아상역의 12% 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가 됐으며, 세아상역은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장하고 있다.


글로벌세아 측은 “자녀들이 보유한 미국 법인은 개인적인 사업 목적이며 그룹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자산의 성격, 법인 주소, 지분 구조, 투자 방식 등을 종합하면, 이는 단순한 투자라기보다는 구조화된 해외 자산 승계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일부 LLC에는 김세연 씨 자녀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분주로 포함돼 있어, 3세 승계까지 염두에 둔 설계가 진행 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산을 직접 넘기지 않고 법인을 통한 지분 구조 재편만으로 실질적인 승계가 가능한 구조는 법적으론 문제가 없지만, 사회적 공정성 측면에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해외법인을 통한 우회적 자산관리와 세대 간 이전에 대한 공시 강화와 제도적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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