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주 아성다이소 부사장은 한국 생활용품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아성다이소의 2세 경영인으로,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형 오너’로 알려져 있다. 1979년생인 박 대표는 다이소 창업주 박정부 회장의 차녀로, 장녀인 박수연 씨 대신 경영 실무를 직접 맡아 그룹의 실질적인 2세 승계 구도를 주도하고 있다.
그녀는 2014년 아성다이소 사내이사로 등재되며 경영에 첫 발을 들인 뒤, 약 10년간 등기이사로서 경영 실무를 담당했다. 특히 2023년, 일본 다이소산교가 보유하고 있던 아성다이소 지분 34.21%를 완전히 매입하면서, 박 부사장은 경영권은 물론 브랜드 정체성까지 국내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로써 아성다이소는 ‘토종 유통기업’으로 재정비됐고, 박 부사장은 지배회사인 아성HMP를 통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며 오너 2세 체제를 사실상 완성했다.
박 부사장 체제 아래에서 아성다이소는 실적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기준 아성다이소의 매출은 3조9700억 원, 영업이익은 37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8% 증가했다. 그간 배당을 하지 않던 정책도 바뀌어, 2024년 한 해 동안 총 600억 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하지만 배당금의 전액이 사실상 오너 일가에게 돌아간 구조는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다이소를 지배하는 ㈜아성의 지분은 박정부 회장과 두 딸이 각각 10%, 45%, 45%를 보유하고 있어, 폐쇄적인 가족 지배체제 속에서 수익이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외형 성장 이면에는 부담도 존재한다. 박 부사장이 대표로 있었던 아성HMP에서 유통한 어린이 욕조 제품에서 환경호르몬이 기준치의 600배 이상 검출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일회성이 아닌 반복된 품질 문제와 안전성 논란은 오너 경영자의 책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으며, 품질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박 부사장은 대외 활동이나 언론 노출을 철저히 피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인터뷰나 비전 발표 역시 전무한 상황이다. 학력이나 전공, 해외 연수 이력 등도 공개된 바 없어, 박영주라는 인물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이는 기업 브랜드 이미지와 경영 리더십의 투명성 측면에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현재 아성다이소는 일본 자본 정리, 내수 시장 장악, 배당 재개 등 상징적인 전환점을 거쳤고, 그 중심에 박영주 부사장이 있다. 조용하지만 확실한 경영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향후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품질 리스크를 관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대외 소통에 나설지가 주목된다. 침묵을 지킨 채 수익만으로 회사를 이끄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소비자는 이제 상품뿐 아니라 경영자의 얼굴과 말, 태도를 함께 보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