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고 개성 있는 브랜드를 기획·운영하고 있는 ‘아지트메이커(Azitmaker)’는 외식에 대한 색다른 접근법을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브랜드 기획사다. 이들은 외식업을 잇터테인먼트(Eat-tertainment)로 정의한다. ‘음식을 먹는다’ 행위를 단순히 배를 채우려는 식사에 한정 짓는 대신, 주위를 둘러싼 공간과 서비스, 분위기가 어우러진 하나의 즐거운 ‘문화 경험’으로 바라본다. 그러한 철학을 고스란히 구현한 대표 브랜드 ‘용용선생(홍콩주점)’을 필두로, ‘멕시타이거(멕시칸펍)’, ‘룡룡버거하우스(차이니즈버거하우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국내 외식시장에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이 브랜드를 기획할 때 중요하게 다루는 한 가지는 명확한 철학과 독특한 세계관 설정이다. 브랜드의 탄생부터 일관되게 반영되는 철학과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에게 단지 마케팅 수단으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제작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기준점으로 작용한다. ‘용용선생’의 위트 넘치는 용용가문 삼형제, ‘멕시타이거’의 자유롭고 본능적인 히피 컨셉의 호랑이 등 각 브랜드마다 자리 잡은 고유한 캐릭터와 세계관은 메시지와 철학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이에 대해 아지트메이커의 CBO이자 브랜드 이사를 맡고 있는 김라현 이사는 “하나의 문화 트렌드를 만들고 선구하려면 그만큼 지속성 높은 브랜드가 필요합니다. 껍데기만 번드르르한 브랜드는 오래가지 못해요. 단단한 철학이 있어야 하죠. 브랜드별로 전하고 싶은 핵심 가치와 철학을 설정하고, 이는 각 브랜드의 스토리와 상징적인 캐릭터로 표현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지트메이커의 대표 브랜드 ‘용용선생’은 마라와 고량주를 메인으로, 홍콩의 세련된 뒷골목 문화를 개성 있게 재현한 브랜드다. 메뉴 뿐 아니라 자바라창, 네온사인, 재즈 음악 등 공간 곳곳에 특유의 분위기를 담아내며, 외식 공간을 하나의 감각적 경험으로 완성하고 있다. 이에 김라현 이사는 “저희는 음식과 술 뿐 아니라 공간이나 서비스, 이런 전체적인 경험을 디자인하는 데에 특화된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용선생은 바로 그러한 역량이 한껏 발휘된 브랜드죠”라며, “홍콩이라는 지역 자체가 동서양 문화가 혼재된 도시잖아요. 그 시대 홍콩 뒷골목에서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고량주를 마시며 수다를 떠는, 어딘가 진중하면서도 위트(wit)있는 젊은 신사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 법한 분위기를 매장에 구현하고자 했죠”라고 설명했다.
최근 용용선생의 ‘WIT’ 정신은 ‘마라’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출되고 있다. 아지트메이커는 한국 마라 시장이 하나의 중식 카테고리로 자리를 잡았지만, 뚜렷한 브랜드와 개성 있고 재밌는 시도가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지난 2023년부터 ‘마라도원’이라는 이름의 팝업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 세계관을 실험하고 선보이는 시도를 이어왔다. 광장시장의 ‘마라떡볶이바’, 을지로의 ‘마라오뎅바’, 더현대서울의 ‘마라치즈바오’ 등은 각각 다른 콘셉트로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획했을 당시 브랜드 홍보를 주 목적으로 하지 않았어요. 단지 마라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 마라덕후들의 로망을 실현해줄 메뉴들을 재밌고 또 가볍게 선보이고 싶었죠. 마라덕후들이 재밌게 모이고, 공감하고, 즐기다 갈 수 있는 무릉도원 (마라도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시작점이 마라도원 팝업이었어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5년 2월엔 성수동 철공소 골목에 플래그십 매장 ‘용용선생 마라도원’이 오픈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기존 용용선생과는 또 다른 시도로 ‘직화 마라탕’이라는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김 이사는 “성수 마라도원 플래그쉽 매장은 우리가 마라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주는 공간이에요. 이 프로젝트만큼은 위트를 조금 빼고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불맛과 마라향이 적절히 조합된 마라탕을 만들고자 위해 마라 육수 개발에 시간을 많이 쏟았고, 중식 셰프님들께도 좋은 평가를 받을 만큼 메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아지트메이커는 외식업으로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브랜드 제작부터 디자인, 마케팅까지 디테일한 부분 하나하나 살펴가며 제작하고 관리합니다. 모두가 그만큼 브랜드에 열심이고 진심이에요. 경험하시는 분들은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라현 이사는 행동하는 브랜드, 사건 중심의 브랜딩을 강조했다. “브랜드의 철학과 스토리를 아무리 잘 설정해도 행동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길 사건들을 중심으로 브랜딩합니다. 주목할 만한 사건들을 만들면서도 브랜드 본연의 색깔을 더욱 탄탄하게 가져갈 수 있게끔 성장하고자 합니다.”
“영혼없고 지루한 2D같은 브랜드는 재미없어요. 매순간 살아 숨 쉬는 브랜드로, 더 나아가 하나의 문화적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