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케미칼의 우즈베키스탄 현지 법인에서 법인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폭언과 난동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발생한 이 사건은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들의 휴대전화 녹취와 영상으로 확인되었으며, 현지 교민 사회에도 급속도로 확산된 상태다.
제보에 따르면 최모 법인장은 근무 중인 직원들이 모여 있던 사무실에 갑자기 들이닥쳐 집기를 부수고 “미친 X끼, 네가 뭔데 나한테 뭘 하라 마라 하느냐”는 등의 폭언을 수차례 퍼부었다. 10여 분간 이어진 난동 속에 책상이 뒤집히고 집기 파손 소리가 울려 퍼졌으며, 이를 제지하려던 한 직원에게도 고성을 지르며 위협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직원들은 공포에 질려 녹음을 남기거나 촬영을 시도했다.
사건은 곧바로 회사 내부에 보고됐지만, 처리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롯데케미칼은 “7월에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징계와 귀임 조치를 마쳤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사건 축소를 시도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제보자는 “최 법인장이 피해자에게 본사에 ‘별일 아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도록 강요했다”며 회유 정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현지 교민 사회의 반응도 싸늘하다. “재물손괴와 업무방해로 현지 사법당국에 고발이 가능한 사안이었지만, 회사 체면상 덮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부는 “수르길 가스 프로젝트라는 국가적 사업을 책임지는 인물이 저런 태도를 보이니 과연 사업 관리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우려까지 표하고 있다.
문제의 법인은 우즈베키스탄 최대 규모의 경제협력 사업인 ‘수르길 가스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총 36억 달러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 한국가스공사, STX에너지 등이 참여해 가스전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법인장의 돌발적 일탈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