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항이 여전히 국내 중고차 수출의 중심 항만이지만, 최근 5년 사이 점유율이 17%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산항은 고가 차량 수출 비중을 빠르게 늘리며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경쟁력을 ‘물량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액 점유율은 지난 2021년 92.5%에서 올해 8월 기준 75.6%로 약 17%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 대수 비중도 93.2%에서 84.6%로 떨어졌다.
반면 부산항은 같은 기간 수출액 비중이 4.2%에서 14.8%로, 수출 대수 비중은 3.7%에서 11.4%로 상승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수출 차량의 평균 단가에서 뚜렷한 격차가 드러났다.
올해 8월 기준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차량 1대당 평균 단가는 약 7944달러(한화 약 1140만원)인 반면, 부산항은 1만 1469달러(약 1640만원)로 44% 더 높았다.
이는 부산항이 상대적으로 고가 브랜드나 특수 목적 차량 등 고부가가치 수출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평택항의 경우 수출 차량 단가가 평균 3만 9304달러(약 5630만원)에 달해 인천항의 약 5배 수준이었다.
비록 수출 물량은 적지만, 부산항과 평택항이 고급차 중심의 틈새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천항이 여전히 전체 수출 물량의 80% 이상을 처리하고 있어 항만 물류 포화에 따른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부산 지역에서는 중고차 수출을 위한 인프라 확충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부산시자동차매매조합은 최근 서부산권에 대규모 중고차 매매·수출 복합단지 조성을 부산시와 해양수산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권을 아우르는 중고차 수출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허종식 의원은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인프라를 고도화하기 위해 추진됐던 스마트오토밸리 사업이 무산된 점은 매우 아쉽다”며 “이제는 단순히 물량을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차량 수출 중심의 전용단지 조성과 같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천항이 세계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차량 정비·튜닝·검사·물류·금융 등 관련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