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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F&F의 배당 파티… “실적은 줄었지만 배당은 양보 못해요"

기업 실적이 하락하면, 배당도 조금은 움츠러드는 것이 통상적이다. 실적에 따라 수익을 나누는 것이 투자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면,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은 기업의 철학이 반영되는 선택이다.

 

그런데 F&F는 이 통념을 거스른다. 실적이 줄었지만, 배당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넉넉해졌다.

 

지난해 F&F의 실적은 하락세를 보였다. 매출은 전년 대비 4.2%, 영업이익은 18.3%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결산 배당으로 주당 1700원, 총 639억 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전년보다 오히려 배당금이 늘었다. 회사 측은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주주 신뢰를 잃지 않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이 ‘환원’이 누구에게 가장 따뜻하게 돌아가는가 하는 점이다. 김창수 대표는 F&F홀딩스의 지분 62.8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이 지주사가 다시 F&F의 최대주주다. 친인척과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일가의 지분율은 91.71%에 달한다. 구조적으로 보면, 배당금의 상당 부분이 오너일가의 통장으로 향하게 되어 있다.

 

실제로 김 대표가 올해 F&F와 F&F홀딩스를 통해 수령할 배당금은 약 26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이 줄었지만, 배당 수익은 줄지 않았다.

 

소액주주 역시 배당을 받긴 하지만, 전체 지분의 30%에도 미치지 못한다.결국, ‘주주를 위한 배당’이라기보다는 ‘지배주주를 위한 배당’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자사주 매입 계획도 있다. 인적분할 이후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시점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주가 방어와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분율이 높은 이들이 가장 많은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배당도, 자사주 매입도 정당한 경영 판단이다. 하지만 시장은 숫자보다 방향을 먼저 읽는다. 배당이 특정 방향으로만 흐르고, 그 배당을 설명하는 언어가 점점 현실과 어긋난다면, 그건 ‘정책’이 아니라 ‘기술’로 받아들여진다.

 

F&F는 오랫동안 패션업계에서 성공의 아이콘으로 평가받아 왔다. 브랜드를 키우고,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만큼은 탁월했다. 그러나 오늘날 시장은 재무제표 너머의 기업가치를 묻고 있다.

 

‘누구를 위한 성과 분배인가’, ‘이 구조가 시장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좋은 기업은 돈을 잘 버는 기업이 아니라, 돈의 흐름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기업이다. F&F가 배당의 철학을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면, 그것은 실적이 나쁠 때도 배당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배당이 향하는 방향이 너무 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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