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온라인서 세계 경마 트렌드 조망…말복지·기후 변화와 지속 가능성 진단
‘코리아컵’ 멈춘 사이 세계 최고 상금 내건 ’사우디컵‘ 파트1 등급 경주로
바레인·사우디는 파트2 국가로 승격하며 중동 약진 돋보여
지난 7일, 세계 경마계의 흐름과 트렌드를 알아볼 수 있는 ’국제 경마의 UN 총회‘ 제55회 국제경마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Horseracing Authorities, IFHA) 연례 총회가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온라인으로 공개된 이번 총회는 신임 회장인 ’윈프리드 엥겔브레트 브레스게스(Winfried Engelbrecht-Bresges)‘가 주관하는 첫 번째 총회였다.
그는 기조연설을 통해 전임 루이스 로마네 회장의 헌신과 공헌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공정 경마, 기후 변화 대응과 지속 가능성, 마케팅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윈프리드 회장은 지난 2018년 아시아경마연맹(ARF, Asian Racing Federation) 의장의 자격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린 아시아경마회의(ARC, Asian Racing Conference)에 참석했으며 이듬해인 2019년에도 국제경주인 ’코리아컵‘ 참관을 위해 다시 찾을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이다.
이어 디지털화(Digitalization)와 말복지, 기후 변화와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패널들 간의 토론이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은 ’마이클 멀비힐(Mike Mulvihill)‘ 폭스 스포츠 총괄 부사장이 참석한 디지털화와 미디어에 대한 대담이었다. 멀비힐 부사장은 영상을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는 TV로 경마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화두를 던지며 이는 자사인 폭스 스포츠(Fox Sports)와 뉴욕경마협회(New York Racing Association, NYRA)와의 협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뉴욕경마협회는 뉴욕 주에 위치한 벨몬트 파크(Belmont park), 사라토가 경마장(Saratoga race course)에서 경마를 진행할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데 그의 발언에 따르면 폭스 스포츠와 뉴욕경마협회의 협력 관계는 2016년 뉴욕 주에 위치한 사라토가(Saratoga) 경마장에 대한 콘텐츠 제작을 계기로 시작됐으며 방영 규모는 80시간 정도였다. 현재는 그 규모가 약 10배 정도 확장됐다고 한다.
폭스는 또한 뉴욕경마협회와 2030년까지 방송 계약을 연장했으며 향후 뉴욕 주 벨몬트(Belmont), 사라토가(Saratoga) 경마장에서 열리는 경주로 매년 최소 700시간의 방영 콘텐츠를 커버할 것이라 전망했다. 폭스 스포츠는 또한 단순한 미디어 분야의 협력과 확장뿐만 아니라 뉴욕경마협회의 베팅 플랫폼(NYRA Bets)에 대한 지분 25%를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4.9% 지분을 획득할 수 있는 옵션도 가지고 있다.
작년에 미국 대부분의 스포츠가 코로나19로 중단됨에 따라 폭스 스포츠는 경마에 주목했다. 8천만 가구가 시청하는 폭스 스포츠 채널1을 통해 경마를 중계하며 시청률과 매출 부분에서 큰 성장을 이뤘다. 경마장에 나들이처럼 놀러와 친구들과 즐기는 여가 활동이라는데 초점을 맞춰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고 편정을 지속적으로 늘려 대중성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감한 투자와 방송 홍보의 효과는 결과로 증명됐다. 뉴욕경마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여름 시즌 사라토가 경마장에서 40일간의 베팅 금액만 8억 1천 5백만 달러로 2019년의 7억 630만 달러에 비해 1억 달러를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폭스가 지분을 보유한 NYRA Bets의 발매 규모 역시 2016년 720만 달러에서 2020년 2억 2,500만 달러로 급격한 성장세를 일궈냈다.
멜비힐은 ’우리는 경마에서 그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보고 있다‘며 TV 경마 중계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또한 TV 미디어와 경마 산업의 관계는 매우 전통적인 콘텐츠이자 광고로 맺어진 관계지만 이를 활용해 폭스를 가장 공격적인 미디어 회사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뜻과 함께 미국을 넘어 사우디컵, 두바이 월드컵 등 해외 경주도 방송에도 나서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뉴욕 양키스의 환경 과학 고문인 ‘앨런 허쉬코위츠(Allen Hershkowitz)’ 박사가 발제자로 나선 기후 변화와 지속 가능성(Climate Change and Sustainability) 세션도 눈길을 끌었다. 해당 세션에서는 기후 변화가 초래하고 있는 위협과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주제를 다뤘다. 허쉬코위츠 박사는 세계의 여러 스포츠 단체들과 플라스틱 빨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환경 문제에 대한 경마 시행체들의 인식이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기차 활용, 경마장 부지를 활용한 신재생 에너지 생산, 디지털 발매를 통한 종이 사용 자제 등을 이야기하며 특히 탈탄소로의 전환을 이해하기 위해선 어떻게 하면 디지털·온라인으로 공급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총회에 앞서 국제경마연맹 산하 국제경주분류위원회(IRPAC)는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파트 2(Part Ⅱ) 국가로의 승격을 승인하고 일부 국제 경주에 대한 등급을 상향했다. 우리나라의 국제 경주인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가 2년째 멈춰선 것과 달리 중동 국가들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으로 특히 단일 경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금 2,000만 달러를 내걸었던 ’사우디컵(Saudi cup)’이 포함돼 파트1 국제 그레이드 경주(GⅠ)로 인정받으며 이목을 끌었다. 사우디컵은 올해 한국마사회 소속 닉스고(Knicks Go)가 4위를 차지하는 등 국제적인 대회로 부상하고 있는 대회다.
IFHA 총회와 함께 개최됐던 프랑스의 개선문상에 이어 다음 달에는 올 한 해를 마무리 짓는 호주의 멜번컵(Melbourbe cup)과 미국의 브리더스컵(Breeders cup)이 연이어 진행될 예정이다. 프랑스에서는 개선문상 기간 동안 백신 패스를 적용해 접종자에 대한 입장 제한을 풀었던 것처럼 해외 국가들은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관중 입장을 재개하는 등 정상 궤도에 올라선 모양새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1년 8개월 간 멈춘 우리 경마와 달리 온라인 발매 도입을 통해 해법을 찾은 해외 글로벌 경주들은 세계를 무대로 순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