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한우데이’를 맞아 일반적으로 알려진 황색 한우 이외 우리나라 재래 소 4계통의 특징과 보존 현황,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우리나라 소 사육 역사는 김해패총에서 발굴된 우골(쇠뼈), 고구려 벽화 등으로 미루어 볼 때 2,50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본래 한우의 털색(毛色)은 다양했지만, 일제강점기 ‘조선우 심사 표준’에 황색 소를 ‘조선의 소’로 규정하면서 다른 털색을 가진 소 개체수가 급감했다. 현재 남아있는 우리나라 재래 소는 황우를 포함해 ‘흑우’, ‘백우’, ‘칡소’, ‘제주흑우’ 총 5계통이다.
흑우는 털색이 검고, 등에 있는 만선(황색선)과 입 주변 흰색 테두리가 특징이다. 제주흑우와 구분해 ‘내륙흑우’라고도 하며, 국내에 10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백우는 황우 가운데 털색과 망막에 색소가 없는 백색증(알비노증)을 갖고 태어난 멸종 위기의 가축 유전자원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2009년 농가에서 백우를 수집한 뒤 유전자원 증식을 통해 현재 30여 마리를 보존·사육하고 있다.
칡소는 황갈색 바탕에 검은색 혹은 갈색의 세로줄 무늬를 지녀 호반우(虎斑牛)로도 불리며, 임금에게 진상됐다고 전해진다. 1990년대 후반 자치단체에서 보존 작업을 시작해 2007년부터는 국가 차원에서 국립축산과학원이 관리하고 있다. 사육 마릿수는 2,300여 마리 정도다.
제주흑우는 몸집은 작으나 체질이 강건하고 지구력이 좋은 특징이 있다. ‘조선왕조실록’, ‘탐라순력도’ 등 옛 문헌에 제향, 진상품으로 공출된 기록이 있으며, 2013년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됐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제주흑우 350여 마리와 제주흑우와 한우를 교배한 흑한우 63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칡소와 제주흑우 고기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사육 마릿수가 전체 한우의 0.1% 미만으로 적어 생산성 개선을 통한 사육 확대, 고기 특성 구명을 통한 소비 촉진 등 산업화 연구가 필요하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칡소와 제주흑우의 육질과 영양적 특성을 밝히기 위해 서울대학교, 산업체와 함께 ‘재래소 유래 축산물의 부가가치 향상 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백우와 흑우는 가축 유전자원 보존 차원에서 관리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박범영 원장은 “재래 소인 흑우, 백우, 칡소, 제주흑우의 유전자원 보존과 연구를 꾸준히 추진하고, 칡소나 제주흑우와 같은 재래 소의 차별화된 육질과 영양적 특성을 과학적으로 밝혀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