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를 떠받쳐온 상호금융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인천 계양 갑)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농 · 수 · 신협과 산림조합 등 4개 상호금융의 전국 단위조합 2,208개 중 745개가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 3곳 중 1곳은 적자인 셈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적자 단위조합 비율이 가장 높은 상호금융사는 수협이다. 수협은 전국 90개 조합 중 66개(73.3%) 가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 산림조합과 신협, 농협이 뒤를 이었다. 산림조합은 141개 단위조합 중 80개(56.7%) 가 적자를 내고, 신협은 총 866개 단위조합 중 441개(56.7%) 가 순손실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농협은 단위조합 1,111개 중 순손실 조합은 154개로, 적자조합 비율은 13.9% 로 나타났다.
적자조합의 증가로 인해, 상호금융사의 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4개 상호금융사의 건전성 지표인 총자산수익률 (ROA) 과 연체율 모두 5년 만에 최악의 지표를 내고 있다.
총자산수익률 (ROA) 은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자산 대비 순이익 규모를 의미한다. 4개 상호금용사의 ROA 는 5년 새 모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협은 2019년 0.21% 에서 올해상반기 △ 0.42% 로 급감했으며, 동기간 신협은 0.36% 에서 △ 0.17% 로, 산림조합은 0.47% 에서 △ 0.14% 로 낮아졌다. 농협 역시 0.42% 에서 0.29% 로 감소했다.
4개 상호금융사의 연체율은 5년 사이 모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림조합은 2019년 1.67% 에서 올해 상반기 5.63% 로 3.4배나 급등했다. 동기간 농협의 연체율은 2.7 배, 신협은 2.3배 증가했고, 수협은 2.2배 올라갔다.
상호금융사의 부실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PF) 대출이 지목되고 있다. 상호금융사들은 저금리 시기에 부동산 PF 대출을 확대하며 외형 키우기에 나섰으나, 고금리로 전환되며 사업성이 악화된 사업자들의 대출이 부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 올해 상반기 상호금융의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54조 6000억원으로 전체 위험노출액(216조 5000억원) 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상호금융사의 건전성 악화와는 달리, 상호금융사의 자산 규모는 커지고 있다. 상호금융사의 단위조합 중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인 조합은 증가추세이다. 4개 상호금융 중 1조원 이상 단위조합은 2019년 89개에서 2021년 100개를 돌파(115개) 하고, 올해 상반기 163개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상호금융사의 부실화된 확장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규제는 느슨하다는 점이다. 상호금융사는 사실상 금융업을 영위하지만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관리를 받지 않는다.
반면, 상호금융사와 유사한 저축은행은 전체 79개 중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인 곳은 31개에 불과하지만, 금융감독의 관리 감독을 받으며 책무구조도 작성을 준비하고 있다.
유동수 의원은 “상호금융의 몸집은 커지고 있으나, PF 부실과 내부통제 실패 등으로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며 “상호금융사를 감독하는 소관 부처가 모두 제각각이고 느슨한 규제로 인해 사각지대가 생겼다” 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상호금융 역시 ‘동일업무, 동일규제’ 라는 원칙에 따라 다른 금융기관에 준하는 수준으로 규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며 “상호금융 중앙회와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인 대형 단위조합은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