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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금융

[기자수첩]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연임 위해 ‘개미의 한주’까지 챙기나?

하나금융지주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개인주주들의 의결권을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함영주 회장이 직접 나서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개미’들의 표(의결권)를 갑자기 챙기는 모습이 흥미롭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함영주 회장의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자, 하나금융이 대행업체까지 동원해 주주들에게 한표를 부탁하는 모습은 그 만큼 이번 주총이 쉽지 않다는 것의 방증일 것이다.

 

최근 하나금융의 개인주주들은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는 서류를 받았다고 한다. 직원들이 주주 자택을 방문해 주총 안건을 설명하고 위임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거대 금융사가 ‘개미’들의 표까지 일일이 챙기는 장면은 쉽게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표 계산이 빠삭한 금융맨들이 갑자기 소액주주들을 챙기기 시작한 걸 보면, ‘혹시 모를 변동성’을 최대한 줄여보겠다는 계산이 엿보인다.

 

주총의 가장 큰 변수는 ISS의 반대 권고다. ISS는 함 회장이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채용 비리 혐의 등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들어 반대표를 권고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실패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이 필요하다”는 ISS의 논리는 2022년과 같다. 당시에도 반대표 비율이 40%에 육박했다. 하나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이 67%라는 점에서 ISS의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주주들이 ISS의 권고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지는 또 다른 문제다.

 

금융당국도 이번 사안을 유심히 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함 회장의 연임을 두고 "규정 위반은 없지만, 지배구조 모범규준의 취지를 고려하면 아쉬운 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하나금융이 올해 초 내부 규정을 개정해 회장의 임기를 70세 이후에도 연장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논란이 됐다. 한마디로, ‘룰을 바꿔서라도 연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함 회장의 연임이 큰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가장 강력한 이유는 실적이다.

 

하나금융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됐고,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면서 주가도 상승했다.

 

ISS와 경쟁하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함 회장의 연임에 찬성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과 주주가치 상승을 높이 평가했다.

 

결국 글로벌 투자자들도 원칙보다 ‘배당금과 수익’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아, 지배구조보다는 실적을 기준으로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ISS의 권고가 해외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라며 "대다수 주주들은 결국 기업 실적과 배당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결국 하나금융이 ‘개미’들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은 신중한 대응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번 주총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준다. 함 회장의 연임을 두고 하나금융이 던진 마지막 승부수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 이제 남은 건 주주들의 선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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