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삼이 사양산업이라지만, 저는 여전히 인삼에서 미래를 봅니다.” 충청남도 금산 출신의 20대 청년 김기현 대표가 이끄는 예비사회적기업 ㈜그리닝(Greening Corp.)이 전통 인삼 산업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그리닝은 ‘인삼은 쓰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복숭아맛 홍삼스틱 ‘프루티삼(Fruitysam)’을 선보이며 젊은 세대 공략에 나섰다.
김 대표는 “젊은 세대에게 홍삼은 여전히 ‘부모님 선물’ 이미지에 머물러 있었다”며 “맛과 감성을 바꾸지 않으면 산업 자체가 고령화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프루티삼은 인삼의 핵심 성분인 사포닌은 유지하면서, 아르지닌·테아닌 등 피로회복을 돕는 원료를 더해 기능성과 맛을 동시에 강화한 제품이다.
첫 시도는 실패였다. 하지만 그는 “내가 시작한 이야기에 마침표를 남이 찍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연구를 이어갔다. 그 결과 두 번째 제품인 홍삼 부산물 클렌저가 출시 한 달 만에 해외시장에서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지난해 ‘자카르타 프리미엄 소비재전’에서는 완판을 기록했고, 이후 튀르키예·미국·일본·대만·호주 등 6개국 수출 계약으로 이어졌다.

그리닝은 금산 지역에서만 월 1톤 이상 배출되는 ‘홍삼 부산물’의 스킨케어 활용 가능성에 주목해 코스메틱 브랜드 ‘다칸토(Daccanto)’를 론칭했다. ‘가까이에’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따온 브랜드명에는 소비자 곁에서 진정성을 전하겠다는 철학이 담겼다. 대표 제품인 클렌저는 자연유래 각질 조성물을 사용하며, 단 한 번 사용으로 수분 함유량이 24% 증가하는 임상결과를 확보해 ‘홍삼은 약재’라는 편견을 넘어 민감 피부용 프리미엄 화장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25년 9월 현대백화점 목동점 팝업스토어에서 10일간 전시를 진행하며 소비자 반응을 직접 확인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사람냄새 나는 브랜드를 지향한다”며 “효능보다 관계, 즉 한 사람을 위한 브랜드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국외대 국제통상학과 출신으로, 학교 창업동아리에서 만난 동료들과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평균 나이 25세의 세 명 공동창업자들은 수출·마케팅·브랜드 전략을 나눠 담당하며 글로벌 스타트업다운 역동적 팀워크를 보여준다. 그리닝은 광고보다 고객관리(CRM)를 중시해, 제품 구매 후 1~8회차까지 고객 여정을 세분화하고 후기·피드백·1:1 해피콜을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바디로션 신제품 출시로 라인업 확장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금산군수로부터 지역경제 공헌 표창도 받으며 로컬 기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삼은 여전히 강력한 한국의 상징”이라며 “금산 인삼이 다시 세계 무대에서 빛날 수 있도록 젊은 감성과 기술로 새 역사를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