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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돈가폭락으로 상승폭 커 보여…“오히려 2~3년전보다 하락”

계절적 요인따른 일시적 수요증가…전년비해 도소매가격 떨어져
“아프리카돼지열병 영향 돼지고기 가격 폭등” 주장 설득력 없어


최근 국민 식재료인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이 지난 2월 최저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올라 5월 평균 가격은 2월 대비 약 15%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따라 ‘ASF에 따른 돼지고기 값 급등, 삼겹살이 금겹살’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가격이 올랐다는데 정작 생산자인 한돈 농가들은 한숨짓고 있다. 왜 그럴까?


우선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5월 현재 kg당 4,154원으로 전년 동기 가격인 4,635원보다 10%가량 낮다. 그나마 돼지 가격이 크게 떨어졌던 1, 2월에 비하면 오른 편이지만, 이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봄이 되면 나들이객이 많아지고 개학 등에 따른 학교 급식으로 자연스레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오른다.

경기 이천의 한돈농가 손종서 씨는 “경기불황으로 지난 6개월간 생산비 이하의 돈가가 지속된 상황에서 ASF 이슈까지 터져 생업을 아예 접어야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도 모른 채 날마다 돼지고기값이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돈농가들이 큰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비춰져 답답하다”고 말했다.


소비자 가격도 일각에서 보도하는 것처럼 폭등한 것이 아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일일 소매가격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돼지고기 삼겹살(국산냉장,중품) 100g당 가격은 1,950원으로 평년 1,907원 보다 약 2.3% 오르는데 그쳤다. 올해 4월 평균가격 또한 1,875원으로 지난해 1,817원 보다 3.2% 오르는데 그쳤으며, 오히려 2017년(2,000원)과 2016년(1,885원)에 비해서는 크게 하락했다.


소비자들이 최근 들어 가격 상승폭을 크게 느끼는 이유 역시 1, 2월에 돼지고기 가격이 폭락했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기준으로 돼지고기 평균 소매가격은 100g당 1,684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훨씬 낮았다.

수입돼지고기 가격 추이 또한 현재 가격은 지난해나 평년에 비해 오히려 시세가 낮게 형성돼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수입 냉동 돼지고기 삼겹살 중품 100g당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993원으로 1년 전의 1,065원에 비해 9.3% 하락했다. 이런 가격 추이를 볼 때 ASF의 영향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는 주장은 크게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한돈자조금 관계자는 “중국발 ASF의 영향이 아직까지 국내 돼지고기 수급이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돈농가들은 ASF가 전국민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돼지고기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 오히려 소비가 위축될까 걱정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돼지고기 수입이 9만5천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하면서, 결국 ASF로 인해 돈을 버는 것은 돼지고기 수입상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 포천 한돈농가 왕영일 씨는 “지난해 돼지고기 자급률 70% 선이 무너질 정도로 수입물량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2010년 구제역 발생으로 2,000여 마리를 살처분 한 경험이 있어 ASF에 대한 불안감이 너무 크고 생존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대한한돈협회는 ASF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는 △북한 접경지역 멧돼지 개체수 조절 △음식폐기물을 급여하는 잔반농장(260여곳) 금지 △불법 축산물 유입 과태료 상향 조정 등을 요구했다. 협회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 관계자들은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ASF가 발병했던 독일, 벨기에와 유럽연합(EU) 본부를 방문한 뒤 유럽 방역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7일에는 당정 긴급회의를 열어 국내 유입방지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7일 국회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중국 등지에 확산 중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불법 축산물 반입 시 과태료를 현행 10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를 위해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을 개정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과태료를 내지 않을 경우에는 재입국 거부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돈자조금 하태식 위원장은 “연초부터 돼지가격이 최근 5년 사이 최저가격을 형성하는 등 어려운 한 해를 맞이했는데, ASF로 인해 한돈산업은 또 한 번의 큰 위기를 겪고 있다”며 “ASF가 발병하면 농가뿐 아니라 가공업, 음식업 등 관련 산업까지 흔들릴 수 있는 중대 사안인 만큼 대한민국 단백질 주요 공급원인 돼지고기의 식량주권을 지키는 ASF 유입 방지에 전국민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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