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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낙농가들! 오죽하면 피같은 우유를 쏟아 버리려 하겠나?

 
▲ "오죽하면 이러겠나?" - 17일 전국 낙농인 총궐기대회에서 낙농가들이 생산한 우유를 온 몸에 쏟고 있다.
낙농가들에게 우유는 정말 피와 같은 소중한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오죽했으며 이처럼 피같은 우유를 쏟아 버리려하겠는가?

낙농가들은 1년 내내 새벽부터 일어나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저녁으로 젖을 짜야한다. 심지어 초상이 나도 착유시간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이처럼 고생을 해가며 생산한 우유이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가는 이유이다.

단식투쟁 11일째인 지난 27일 원유가 현실화를 위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가 별다른 성과없이 2개월간의 시한을 넘기자 낙농가들은 허탈해 하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여의도 단식농성장에도 적막이 흐르며 마치 폭풍전야의 분위기를 연상케하고 있다.

여느때 처럼 몇몇 낙농지도자들이 단식투쟁 중인 이승호 회장을 격려 방문하는가 하면 한동안 자리를 함께하며 무언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고는 무언가 봉투를 전달하고는 다시 귀가하곤 한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생존권 차원의 원유가 현실화를 위해 낙농인 총궐기대회와 삭발 단식 투쟁, 삼보일배, 장례식과 화형식, 유업체 앞 릴레이 집회 등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해 보았지만 협상이 진전이 없어 이제는 극단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즉, 낙농가들이 피땀을 흘려가며 각고의 노력으로 젖소에서 정성껏 짜내는 우유를 유업체 납유를 거부하고 쏟아 버리겠다는 것이다.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우유를 더이상 생산할 수 없다는 극명한 입장의 표출인 셈이다.

지난 17일 전국 낙농인 총궐기대회에 임하는 낙농가들의 자세가 여느때보다도 사뭇 진지하다는 것을 느껴왔다. 삭발은 물론 생명을 단보로하는 단식투쟁까지도 서슴치 않았다. 삼보일배도 혼신을 다하는 마음으로 한발 한발 성심을 다했다. 무픞이 까져 곪아 터졌을 정도이다.

단식농성장에는 연일 생산자단체장 등의 격려 방문이 줄을 이을 정도였으며 협회 직원들도 휴일도 없이 10일이 넘도록 함께 밤을 지새워 오고 있다. 기자도 여러날을 저녁 늦게까지 그리고 토요일에도 단식농성장에서 자리를 함께해 보았지만 한결 같은 모습 그대로였다.

낙농인 총궐기대회와 단식투쟁 첫날부터 소위원회, 유업체 앞 집회까지 거의 모든 것을 밀착취재하고 있다. 취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유업체 측의 협상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낙농가들은 생존권을 걸고 협상에 임하는데 유업체 측에서는 어떻게 하면 적당히 시간을 끌다가 인상폭을 최소화할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한 예로 협상을 하다가 말고 다른 약속을 잡는가 하면 업무가 바빠서 소위원회에 참석치 못한다는 등 여러 이유를 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열일 제처놓고 지방에서 먼길을 오가며 협상에 임하는 생산자 측과는 사뭇 비교되는 대목이다.

아무튼 우리나가 낙농산업의 존폐가 달려있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소위원회인 만큼 조금 더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는 자세를 보여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특히, 단식투쟁도 불사하고 피 같은 우유를 쏟아 버리려는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혜아려 주었으면 하고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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