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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위기의 한우농가, 구할 대책은 없나?

민주당 김효석 의원 정책토론회서 장단기 대안 제시

 


국회의원들이 한우농가의 위기를 인식하고 대책마련을 위한 토론자리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김효석 국회의원(전남 담양·곡성·구례)은 18일 국회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여야 국회의원 10여명과 한우농가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위기의 한우농가, 구할 대책은 없나?"라는 제목으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효석 의원은 인사말에서 "소값 폭락과 사료값 폭등으로 소 한마리에 백만원 씩 적자가 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런 와중에 농민의 최후보루인 농협까지 사료값을 인상해 축산농민들을 절망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의 토론회가 실질적인 대책마련으로 이어져 위기에 처한 한우농가들의 희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를 여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일부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며 "한우보다 맛있다"고 엉터리 유언비어를 퍼뜨린다"며 분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른바 "올림픽 효과"로 이명박 대통령이 지지도를 약간 회복하긴 했지만, 한우농가의 문제를 대충 넘어간다면 또 다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축사에서 "가뜩이나 2중, 3중고에 시달리는 축산농가에 정부가 환율정책을 잘못해서 국제곡물가 인상이 15%이상 더 적용된 셈"이라고 주장하고, 조사료 자급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정부가 쇠고기 수입은 덜컥 내주더니, 축산농가를 위한 시책에 필요한 예산은 쉽게 내주지 않는다"고 꼬집으며, 정부, 사료업계, 축산농가 3자가 함께 고통분담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18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내정자로 알려진 민주당 이낙연 국회의원은 "생체 1kg값과 사료 1포(25kg)의 값이 비슷하면 농가가 먹고살만하다"는 농가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반만년 역사적 산물인 한우가 우리세대에 쓰러진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기대감을 나타내며 축사를 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장태평 장관은 현재 44%인 쇠고기 자급률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한우농가를 지켜가겠다고 축사를 통해 밝혔다.

또, 장 장관은 국민들의 식품안전에 대한 높은 관심까지 고려하여, "국민에게는 안전한 식품을, 농가에는 안정된 소득을 보장"하는 중장기 대책까지 고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국한우협회 남호경 회장은 지금의 상황이 "최대의 위기"라며 말문을 열고, "정부가 정부다운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쇠고기협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남 회장은 농협사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더욱 비판의 날을 세웠다. 농협은 생산자단체이기 때문에, 농민이 어려울 때는 손해를 좀 봐야한다는 주장이다.

또, 남 회장은 지금의 한우농가에는 중장기 대책과 동시에 단기적 처방도 필요하다며, "FTA기금을 사용할 때까지 기다리려면 그 전에 한우농가는 다 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토론회가 시작됐다.

토론 주제발표로는 전국한우협회 김남배 전남도지회장과 농림수산식품부 노수현 축산경영팀장이 각각 20분씩 발표했고, 패널로는 건국대학교 김정주 교수, 담양축산농협 주학술 조합장, 한국수입육협회 김태열 회장, 한국사료협회 이한필 전무가 나왔다.

특히, 농가들 앞에 서기가 쉽지 않았을 법한 한국수입육협회 김태열 회장이 참가한 것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토론 주최측인 김효석 의원은 "수입업체측의 이야기도 필요하겠다고 판단하여 패널로 초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첫번째로 발표를 한 전국한우협회 김남배 전남도지회장은 한우산업 전반에 걸친 생산자 입장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다음은 발표내용 요약.


- 광역 브랜드는 예산 낭비, 거세우 비율을 높여야
한우가 브랜드인데 왜 광역 브랜드 추진하는가? 그 예산으로 거세우를 늘리자.
많은 예산을 들여서 광역브랜드에 지원할 것이 아니라, 거세우를 늘려야한다.
어쩔 수 없이 비거세우를 기르는 열악한 농가들의 이유도 고민해야할 것이다.
또한, 과거 소값이 어느정도 안정화 될때까지 시행된 거세장려금 제도를 부활시켜야할 상황이 되었다.

- 송아지생산안정제
송아지 보상기준가격이 165만원인데 보상지급 한도액이 30만원 밖에 되지 않아, 소값이 135만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송아지 최소가격이 보장되지 않게된다. 내년에는 송아지 가격이 더 떨어져서 100만원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라는데, 30만원 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

- 유기·무항생제 축산물?
소는 위가 4개로, 효소에 의한 소화가 아닌, 미생물에 의한 소화가 이루어진다. 항생제를 사용하면 이 미생물들이 죽게 되어, 소가 살찔 수가 없게 된다. 어린 새끼용 사료의 일부에 항생제가 들어있는 것이 있으나, 거의 모든 사료에 항생제는 들어있지 않다. 즉, 한우 전체가 무항생제인 것이다. 이는 양돈이나 양계와 다른 부분이다. 무항생제 운운은 장사꾼들의 논리일 뿐이다.

- 부실한 이표
이력추적제에 사용되는 이표가 잘 떨어지고, 글씨가 작아서 읽을 수 없다.
농가마다 별도의 이표 리더기를 구입하도록 만든다면 그것은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이다.
떨어지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바꿔야한다.

- 농협사료 인상 철회
농협사료는 지난달 28일 기습적으로 사료값을 18.9%라는 큰 폭으로 인상했다. 바로 다음날 우시장에서는 송아지 가격이 30만원이 떨어졌다.
인상을 연말까지 철회하고 고통분담해야한다.

- 미국산은 어디로?
미국산 쇠고기가 1700톤이 풀렸는데 미국산이라고 표시해놓고 판매하는 식당을 본 적이 없다.
음식점 원산지표시제 단속인력에 사법권을 부여하는 등 강력한 협조가 필요하다.

- 폐업보상금
송아지 생산비가 나오지 않아서 수정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현재 사육규모가 220만두 정도인데, 적정두수인 190만두 정도가 되도록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칠레FTA 체결 당시에 양돈농가와 포도농가에 폐업보상금제도를 시행했던 것처럼, 이제는 폐업하는 한우농가에 보상책을 마련해줘야한다.

- 조사료 생산기계
정부에서는 조사료의 비율을 높이겠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조사료 생산기계 없이는 헛된 꿈에 불과하다. 조사료 생산용 기계장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한우협회 김남배 전남도지회장의 발표에 이어, 농림수산식품부 노수현 축산경영팀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노 팀장은 사료값 인상에 따른 생산비 증가, 수요 감소에 따른 소값하락, 사육두수 증가에 따른 과잉공급 등 세 가지를 한우산업의 3대 어려움이라고 진단했다.


- 균일생산 위해 광역 브랜드 필요
농가들이 시장지향적 자구책을 모색해가면서 탈바꿈한 모습이 바로 지역 브랜드였다.
지금 브랜드가 200여개나 된다.
하지만, 대형마트에서는 균일한 다량의 고기생산을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광역 브랜드가 필요하다.

- 송아지 30만원 이상 지원은 어렵다
송아지 생산안정제 기준가격 165만원에 30만원의 보상한도는 더 늘리기 어려운 것이다.
WTO규정에 의하면 한 산업에 생산액의 10%까지만 정부지원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우리도 WTO회원국으로써 이 규정을 지킬 의무가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지원은 어렵다.

- 품질고급화장려금 vs 거세장려금
과거 거세장려금을 시행하다가 폐지한 이후에 품질고급화장려금으로 전환하여 나가고 있다.
거세우의 70% 정도가 1등급이 나오고 있지만, 거세만 한다고 해서 1등급이 되지는 않는다.
거세장려금은 거세하는 모든 농가에 돌아가겠지만, 품질고급화장려금은 열심히 잘 키운 농가에 "보상"차원으로 가는 것이다. 두 가지가 장단점이 있어 고민이 되는 부분이기는 하다.

- 이력추적제
지적한 부분은 보완해가도록 하겠다.

- 판매전략 다변화 해야
한우는 하나지만, 판매전략은 다변화해야한다.
일본 화우의 경우, 최고급육 브랜드도 있지만, 중저가형 브랜드도 있어서 다양한 계층을 겨냥한 시장공략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브랜드전략으로 새로운 판매시장을 개척해야한다.

 


토론자들의 의견 발표가 이어졌다.

건국대학교 김정주 교수
- "농가 망한 뒤에 대책이 무슨 소용"


사료구매자금이 98%가 소진됐다. 자칫하면 농가부채로 고스란히 남게 될 수 밖에 없다.
농가들이 다 망하고 나서 대책을 내놓은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단기지원대책이 시급하다.
쇠고기 수입 관세의 일정 비율을 한우농가에 지원하는 방법도 고려해봐야할 것이다.
또한, 사료안정기금제도의 시급한 도입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한다.
농협문제 같은 경우, 처음부터 자회사로 분리된 것이 문제였다. 중앙회가 자회사에 지원하게 되면 회계법상 문제가 생긴다. 저대로 망하도록 두고 다시 만드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담양축산농협 주학술 조합장
-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자"


소를 잃고 나서 외양간 고치지 말고, 잃기 전에 다양한 지원책으로 한우를 살려내야 한다.
정부가 50%, 사료공장 30%, 농가가 20%를 출원해서 사료기금을 조성해야한다.
기계장비 등 조사료 생산기반에 대한 확실한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수입육협회 김태열 회장
- "한우, 수입육보다 훨씬 좋아"


미국에서 소를 키우는 사람들은 다 돈을 벌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찌된 것인지 반대로 되고 있다. 미국은 1억 5백만두 정도의 소를 키우고 있지만, 브랜드는 단 한 개가 있을 뿐이다. 한우 브랜드가 많은 것은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고, 문제가 있다.
한우는 수입육보다 훨씬 좋다. 분명히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차별화된 판매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사실은 뼈 있는 갈비를 가지고 들어오면 안된다. 우리의 음식문화가 이렇게 만든 것이다. 음식문화의 개선도 필요한 지점이라고 하겠다.
수입업자 입장에서도 유통이력시스템 등을 잘 갖춰서 제대로 유통할테니 지켜봐달라.


한국사료협회 이한필 전무이사
- "생산비절감 노력중이지만, 쉽지않아"


친형이 한우를 4~50두 키우는 농가다. 내려가면 질책도 많이 받곤 한다.
사료 생산비 절감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사료원료구매자금과 같은 정부의 여러 시책들이 사료 가격을 낮추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규모도 작고 이자가 4%이기 때문에 금융비용도 만만치않다.
선물거래 등 구매방법을 다양화하고, 해상운임 절약방안도 모색중이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료업계와 농가는 공동운명체이니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농가들 의견 쏟아져

토론의 말미에 마이크를 청중쪽으로 넘기자 한우농가들의 의견이 쏟아져나왔다.

"정부가 사육두수 조절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질불량소를 대규모 도태하여 사육두수를 조절하라"
"미국은 옥수수를 정부에서 원가 이하로 공급해주고 있는 데 비교가 되는가"
"사료값은 오르는데 사료질은 왜 그 모양이냐. 개선해달라"
"1++등급을 받은 소는 그렇지 못한 소와 비교하여 월등히 높은 수입을 받는데, 거기에 20만원 더 주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인가? 거세장려금으로 바꿔야한다."

농가들의 지속적인 의견 개진으로 이날 토론회는 예상시간보다 1시간 이상 지체되어, 오후 5시가 넘는 시간까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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