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후계 구도를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경찰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을 특수절도 혐의로 소환 조사하면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경영 승계 과정에 대한 의혹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수절도 혐의로 5시간 조사… 경영권 분쟁 불씨되나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6일 구본능 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5시간 동안 조사했다고 뉴스토마토가 20일 보도했다. 앞서 경찰은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도 같은 혐의로 조사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유족,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씨 등이 지난해 9월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유족 측은 구본능 회장과 하 사장이 구본무 회장 별세 직후 LG트윈타워와 곤지암 별장의 금고를 강제로 열어 내용물을 가져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해당 금고에는 유언장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경영 승계와 관련한 고 구본무 회장의 의지를 왜곡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언장과 경영권 승계의 연관성
세 모녀 측은 “구본능 회장과 하 사장이 유고 직후 금고를 손괴하고 내부 문서를 가져간 것은, 그 안에 경영 승계를 뒤집을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 구본무 회장은 생전 구광모 회장을 양자로 들여 LG그룹 후계자로 공식 지명했지만, 세 모녀 측은 “현재 알려진 승계 구도가 생전 고인의 뜻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유족 측은 또 하 사장이 민사소송 과정에서 금고 손괴와 관련한 진술을 번복했다며 위증 혐의도 함께 고발했다. 경찰은 현재 해당 진술 변화의 경위를 조사 중이며,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경찰 조사는 단순한 법적 공방을 넘어, LG그룹의 후계 구도에 대한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검찰 송치 여부와 수사의 방향에 따라 LG그룹 내 권력 구조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