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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의 신한라이프, 2020년부터 4년째 민원발생율 독보적 1위 '불명예'

최근 4년간 생명보험사 민원발생률 10개사 평균의 2배로 가장 높은 수준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은 지난 4월 17일,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2025 신한라이프 연도대상’ 행사장을 찾았다.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여러분 덕분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격려의 말과 함께, 그는 보험설계사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하지만 신한라이브는 2020년부터 2023년 1분기까지 최근 4년간 생명보험업계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 민원을 유발한 1위 보험사라는 불명예와 함께 비판을 받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으로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 발생률이 가장 높은 보험사였으며, 2024년 1분기까지도 그 흐름은 이어졌다. 민원의 83% 이상이 '판매 관련'이었고, 상품 유형별로는 종신보험에 대한 민원이 66.9%에 달했다. 설명이 어렵고 구조가 복잡한 상품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입한 고객이 많았다는 뜻이다.

 

 

신한라이프의 불완전판매 문제 역시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분석한 2023년 생명보험사 불완전판매 현황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0.13%로, 주요 생보사 평균의 약 두 배에 달했다.

 

특히 설계사 채널에서의 비율은 0.16%였으며, 법인대리점(0.29%)과 직영복합 채널(0.28%)에서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를 보였다. 종신보험의 경우 불완전판매 비율이 0.36%로, 조사대상 생보사 중 가장 높았다. 이처럼 전 채널과 상품군에 걸쳐 불완전판매가 고루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개인 실수나 일탈로 설명되기 어렵다.

 

 

신한라이프는 이러한 민원과 불완전판매 지표에도 불구하고 2024년 당기순이익 5,284억 원을 기록하며, 신한카드(5,721억 원)에 이어 그룹 내 계열사 중 실적 2위를 차지했다. 통합법인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며, 전년 대비 증가율은 카드사보다 높아 향후 비은행 계열사 중 수익 기여도가 가장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계열사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성과는 외형상으로는 영업 조직의 활약을 반영한 결과로 보일 수 있다.

 

상품 포트폴리오의 확대, 고령층을 겨냥한 보장성 상품 판매 확대, 신계약 증가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실적이 설계사 개개인의 성실한 노력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과도한 실적 경쟁과 판매 압박 속에서 이뤄진 구조적 리스크의 결과일 수도 있다는 점은 여전히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신한라이프 내부의 실적 중심 조직문화가 설계사들을 과도한 경쟁과 목표달성 압박 속에 놓이게 만들고 있다며, 이것이 불완전판매의 구조적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판매 과정에서 약관의 핵심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거나, 일부 조건을 생략하고 상품을 권유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이유는 ‘얼마나 많이 팔았는가’가 ‘어떻게 팔았는가’보다 우선시되는 문화 속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또한 “설계사에게만 책임을 묻는 금융당국의 제재 구조 역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실적은 회사가 공유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말단 설계사에게 책임을 돌리는 방식은 조직 전체의 윤리의식을 무디게 만들고, 결국 소비자 피해로 귀결된다는 주장이다. 고객의 신뢰를 기반으로 삼아야 할 보험사가 오히려 고객과의 약속을 가장 먼저 희생시키는 구조에 놓여 있다는 지적은 가볍지 않다.

 

진옥동 회장이 보험설계사들을 치하하며 강조한 ‘역대 최대 실적’은 분명 그룹 차원에서 자랑할 만한 성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적이 반복되는 소비자 피해와 불신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면, 그것은 단지 ‘수치’일 뿐이다. 실적이 높아지는 만큼 고객 불신도 함께 커지고 있다면, 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는 거리가 멀다.

 

보험은 단지 판매되는 금융상품이 아니라, 사람들의 미래와 생애를 담보로 맺는 계약이다. 신한라이프가 진정한 ‘프레스티지’를 이야기하려면, 실적 뒤에 가려진 소비자의 목소리부터 먼저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상품 구조, 내부 평가 기준, 판매 조직의 문화까지 전면적으로 다시 돌아보지 않는 한, 고객의 신뢰는 회복되기 어렵다. 신뢰를 잃은 실적은 언제든 위기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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