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롯데그룹 제공]](http://www.livesnews.com/data/photos/20250417/art_17454122534795_6a3df2.jpg)
롯데그룹 신격호 전 회장의 아들인 신동빈 회장은 일본인 국적에서 군 면제 나이를 넘긴 이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후에 승계를 받았으며 동일한 방법으로 일본인 아들인 ‘시게미츠 사토시(신유열)’에게도 '3대째 군 미필' 승계를 하려고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롯데그룹 후계자로 거론되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장기적으로 귀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의 병역 문제와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일본 국적자인 그는 만 38세로, 귀화를 통해 병역 의무 없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부사장은 198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일본 국적을 유지해 왔다. 본명은 시게미츠 사토시(重光聡)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일본인 오고 미나미 씨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이다. 일본 아오야마 가쿠인 중고등학교와 게이오대학교를 졸업한 후 2008년 노무라증권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현재는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바이오로직스, 일본 롯데파이낸셜, 롯데홀딩스 등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신유열’이라는 이름이 사용되지만, 그가 실제로 이 이름으로 불려온 경험은 거의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어로는 해당 이름을 자연스럽게 발음하거나 표기하기 어려운 데다, 학창 시절과 직장 생활을 포함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시게미츠 사토시’라는 이름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신유열’이라는 이름으로 후계자로 등장한 그의 모습이 보는 이들에 따라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름이 바뀐다고 정체성까지 단번에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귀화 가능성이 언급되는 배경에는 그가 롯데그룹의 국내 경영을 실질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점, 그리고 한국 내 여론을 의식한 대응 전략이 자리한다. 롯데는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일본계 지분 구조와 총수 일가의 국적 문제로 정체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한일 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병역 문제는 더욱 민감하다. 병역법과 국적법에 따르면, 외국 국적자가 만 38세 이후 한국 국적을 회복하면 병역 의무가 면제된다. 현재 신 부사장이 귀화를 선택하면 군 복무 없이 국적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아버지 신동빈 회장이 2002년 만 41세에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한 것과 유사하다. 당시에도 병역 의무는 없었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공정성의 관점에서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가수 유승준(스티브 유)은 병역 기피 논란 이후 20년 넘게 한국 입국이 금지되고 있다. 대법원에서 비자 발급 거부를 취소하라는 판결까지 받았지만, 여론을 이유로 정부는 여전히 비자 발급을 거부 중이다. 유 씨의 사례는 병역에 대한 국민 정서가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준다.
반면, 재벌가에는 다른 잣대가 적용되는 듯하다. 한국 남성의 평균 병역 면제율은 6.4%지만, 10대 재벌가 자제의 면제율은 56%에 달한다. 특히 롯데 일가는 신격호 회장부터 신동빈 회장, 신유열 3대가 군 미필인 100%의 면제율을 기록하고 있다. 제도 위에 선 듯한 이 같은 수치는 국민들에게 강한 박탈감을 안긴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에는 광복절이나 삼일절때 ‘대한독립 만세’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리곤 한다. 그러나 병역 의무를 지지 않은 오너 일가가 독립운동의 상징적 구호를 내거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위선적으로 비친다. 진정한 애국은 이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이름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는 데서 시작된다. 국적을 바꾸는 이유, 이름 뒤에 깃든 태도와 진정성이 먼저 설명되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