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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철저한 기록관리로 산유량 12,000kg 도전 솔뫼목장

무항생제 축산농장 인증·HACCP 적용농장···부농의 꿈 현실화

 
광부 노동자에서 어엿한 낙농목장의 대표가 된 젊은 낙농인 박용환(46) 솔뫼목장 사장은 전국 상위의 성적을 올리며 어려서 꿈꾸던 부농의 꿈을 현실화 시키고 있다.

경북 문경시 가은읍 수예리 산 속 천혜의 청정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 목장은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친환경 1등급 우유만을 생산하고 있다.

연 평균 사육두수 70두, 착유두수 33두로 두당 산유량 41kg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35.2kg)보다 5.8kg이 증가한 수치다. 유지율 4.1%, 체세포수 6,400, 공태일수 133일로 전국 검정농가 평균 대비 성적이 월등히 높다.

2008년 한국종축개량협회로 부터 평균 1만kg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 1만 2,000kg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사료는 1만 2,000평에서 봄에 호밀을 거둔 이후 수단글라스와 연맥을 연 2회 수확하는 3모작을 하고 있다. 덕분에 조사료 자급율이 전국 평균 15%에 그치는 반면 이 목장은 75%에 이른다. 이는 높은 사료비 시대에 솔뫼목장의 경쟁력을 한층 높여준다. 자가 TMR을 위한 원료 평가는 우성사료의 우수 인력들이 맡아 해결하여 주고 있다.

이 목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기존의 높은 성적을 매년 더 높게 갱신한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이를 위하여 개량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1991년 초유떼기를 외부에서 구입한 이후 지금까지 외부 소를 들여온 적이 없는 만큼 정액 선정에 예민하다.

또 철저한 기록관리가 이 목장의 최고 장점 중 하나다. 박 사장은 저녁마다 일기를 쓰듯 그날의 농장 일지를 기록한다. 이 일지에는 소에 대한 작은 변화 하나까지 기록되어 있어 솔뫼목장의 역사가 된다. 1993년부터 모으기 시작한 수정증명서는 책 몇 권 분량이 되는 등 박 사장의 철저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기록관리 습관이 뒷받침이 되어 꾸준한 성적 향상의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몇 해 전에 받은 무항생제 인증과 올해 1월에 인증 받은 HACCP 유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HACCP 인증은 문경시 소재 한우와 낙농농가 중에서 1호를 기록하였다.

박 사장은 “처음에는 유량이 많이 나오면 최고라는 생각에 이를 위한 정액을 공급 받았다. 그런데 1만 5,000kg 이상을 내는 젖소가 견디지 못해 쓰러졌을 때 일주일 동안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안타까웠다”고 회고하였다. 그 후 체형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이에 대한 개량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박 사장은 이외에도 여름철 급수통은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사료통 바닥은 전부 PVC 피막을 깔아 늘 청결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꼼꼼함은 인공수정을 할 때에도 나타나는데, 정확한 온도 측정을 위해 반드시 온도계를 사용한다.

박 사장이 낙농업을 동경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큰 고모집에 놀러 갔는데 그 옆집이 목장을 했다. 한우만 보다가 그때 얼룩소를 처음 봤다. 농장 사장이 창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도 인상 깊게 남았다. 이때부터 어린 박용환의 장래희망은 의사도, 과학자도, 대통령도 아닌 목장 사장이 되었다. 그러나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일찍 돌아가시면서 꿈은 계속 멀어져만 갔다.

해병대 제대 직후 호텔에서 일을 하였는데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많았다. 그 후 옮긴 곳이 탄광이다. 광부로 4년 6개월을 일하였다. 열악한 노동조건 등을 감소해야 했지만 나름대로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정기적인 월급이 들어오고 형편이 나아지면서 조금씩 옛 꿈이 자라나기 시작한 것도 이때이다.

광부로 일을 하면서 모았던 적금을 깨서 한우 1마리를 샀다. 우 시장에서 차로 집까지 옮겨올 돈이 없어 어린 암소와 함께 12km를 걸었다. 보너스로 받은 돈으로 한우 2마리를 더 샀다. 그런데 문제는 잘은 키웠는데 파는 것을 잘 못 팔았다.

박 사장은 “상인들 3명이 한 사람 바보 만드는 것 참 쉽더라. 나중에 속아서 헐값에 팔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얼마나 분하던지…. 한우 판돈으로 젖소를 구입했다. 낙농은 부지런하면 될 것 같다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 그 후 지금까지 요령을 피워본 적이 없다”고 말하였다. 이것이 박 사장이 낙농목장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때가 1990년 가을이다.

박 사장에게 몇 번의 큰 위기가 닥쳤다. 그 중 가장 큰 위기는 1990년대 중반에 발생한 부루셀라 백신 사태다. 당시 낙농회 총무를 맡고 있었던 박 사장은 회원들의 모범이 되기 위해 정부에서 무료로 나눠준 부루셀라 백신을 자신의 모든 소에 접종하였다. 그런데 임신을 하고 있던 18마리 중 7마리가 유산을 했다. 위생시험소에서 피를 뽑아가고, 살처분 하는 과정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이때 거의 전 재산을 잃어서 이를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박 사장은 과거를 회상하며 “이 같은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목장이 지금까지 오는데 아내의 역할이 컸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송아지 관리, 발정체크 등은 나보다 훨씬 섬세하고 예리하게 체크한다. 실질적인 경영은 아내가 하고 기술적인 부분은 내가 한다”고 말했다. 부인 송미애씨는 목장일 틈틈이 주변에 예쁜 꽃과 잔디를 심고 나무를 가꿔 지금은 아름다운 농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박 사장은 또 고마운 사업파트너로 우성사료를 들었다. 그는 “목장의 모든 기록을 우성사료와 공유하면서 성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송아지가 태어나면 3주까지 따로 두고 3주 후부터 오웰빙를 급여하고 설사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 낙농 서비스 프로그램(MMPHAL)이 우리목장의 경쟁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솔뫼목장과 관련해 우성사료 이재규 부장은 “박용환 사장과 송미애 사모는 성실하고 소에 대한 애착이 많다”며 “배합비도 중요하고 컨설팅도 중요하지만 마음가짐이 뛰어난 것 같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박 사장은 낙농을 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 그리고 매일 같이 성장하고 있다.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변의 말을 듣기도 하지만 이 젊은 낙농인이 있는 한 대한민국의 낙농산업의 미래를 밝다.

박 사장은 끝으로 “지금은 소 욕심 밖에 없다. 목장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소를 갖고 싶다”며 “낙농에는 왕도가 없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였다.
한편 우성사료는 오는 27일 상주 소재 상주관광호텔에서 지역 낙농가를 대상으로 우수농장의 날 행사를 개최, 박용환 솔뫼목장 사장의 지나온 인생과 꾸준한 성적 향상 비결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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