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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號 부영그룹, 한국 대기업 중 가장 폐쇄적 지배구조… ‘사외이사 0명·상장사 0곳’

상장사·사외이사 모두 ‘제로’… 내부지분율 99%·이사회 장악률 86%
총수일가 겸직 7.8개·등기이사 참여율 85.7%… 외부감시가 차단된 ‘왕국형 지배구조'

 

이중근 회장이 이끄는 부영그룹의 지배구조가 공정거래위원회의 2025년 분석에서 극단적인 집중 형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장사 없이 모든 계열사를 비상장으로 묶어두고, 총수일가가 계열사 85.7%에서 등기이사로 올라 있으며, 이사회 겸직 수는 대기업집단 중 단연 1위다. 외부 견제장치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에서 그룹 내부 지배력은 ‘절대권력’에 가깝게 구축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 계열사 비상장… ‘총수 단일 지배체제’의 완성


부영의 내부 구조는 거의 전면적인 ‘총수 단일 지배 체제’에 가까운 모습을 구현하고 있다. 지주사 ㈜부영에서 이중근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93.79%에 달하고, 이 회사가 다시 부영주택 지분 100%를 쥐고 있다. 계열사는 부영주택 아래로 일렬로 매달린 듯한 구조를 이루는데, 천원종합개발, 부영유통, 무주덕유산리조트, 오투리조트, 더클래식CC, 인천일보 등 상당수의 회사가 한 축을 형성한다. 이 회장은 개인 명의로도 동광주택산업, 남광건설산업, 남양개발 등에서 절대적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배구조의 밀도를 한층 더 높인다.


공정위는 부영 내부지분율을 99.1%로 집계했는데, 이는 국내 78개 대기업집단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단순한 소유권 집중을 넘어, 기업집단 전체가 사실상 개인 자산처럼 움직이는 ‘폐쇄형 구조’에 가깝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사회는 사실상 ‘복제 구조’… 심의 기능 사실상 실종


이사회에 대한 공정위의 분석을 자세히 살펴보면, 부영의 의사결정 구조가 어떻게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계열사 대부분에서 총수일가가 등기이사로 올라 있는 데다, 이사회 겸직 수는 평균적인 대기업 기준을 완전히 넘어선다. 총수일가의 겸직은 평균 2.2개 수준이지만, 부영은 한 사람이 7.8개의 이사직을 동시에 맡는다. 이 정도면 회사별 이사회가 각기 다른 판단을 내릴 여지는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여러 이사회가 사실상 동일한 인물들로 반복 구성되면서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 과정이 ‘심의’보다는 ‘통보’에 가까워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장사가 없기 때문에 사외이사 선임 의무도 없고, 비상장 계열사에서도 사외이사를 단 한 명도 두지 않았다. 외부의 시각을 받아들일 조직적 경로가 봉쇄된 셈이며, 이 상태에서 이사회가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정위는 사외이사 비율이 높을수록 이사회 원안 가결률이 낮아져 견제가 작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지만, 부영에는 그런 구조적 장치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감시 공백이 현실 위험으로… 내부거래 리스크


이미 실질적 위험으로 연결된 사례도 확인된다. 해외 계열사 ‘부영크메르2’는 이서정 전무가 최대주주인 회사로, 모회사 부영주택에서 5천억 원이 넘는 대여금을 지원받았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감시 붕괴와 가족 중심 의사결정 구조가 만들어낸 내부거래·대여금·지원 결정의 무비판적 통과가 재무위험으로 직결된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 지배구조가 금융기관 신용평가, 외부 투자 판단, 기업가치 유지에 직결되는 시대에 이런 구조는 시장 전체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기업집단 중 유일하게 상장사가 0곳인 그룹, 사외이사 0명인 이사회, 내부지분율 99%, 이사회 겸직 1위라는 조합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폐쇄성을 보여준다.


부영이 ‘왕국형 지배구조’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외부 감시와 독립적 이사 제도 도입, 지배구조 개편 같은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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